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가 2006년 발표한 당뇨병 약물요법 알고리듬에서는 메트포르민을 권장해 사실상 제1선택제가 됐다.

하지만 2022년에는 달라졌다. 장기보호효과(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신장병)가 치료목적인 경우 SGLT2억제제나 GLP-1수용체작동제가 권장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혈당관리가 목적이면 메트포르민 또는 혈당강하효과가 강한 약물과 병용하거나 체중관리가 목적이라면 GLP-1수용체작동제나 GLP-GIP수용체작동제가 우선시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당뇨병 치료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개념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본당뇨병학회 역시 혈당치가 개선돼도 합병증이 늘어나면 당뇨병치료라고 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지난 2022년 2형 당뇨병 약물요법 알고리즘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발표된 당뇨병치료제 대한 심혈관계 안전성임상시험(CVOT)을 네트워크 분석해 당뇨·비만·대사 분야 국제학술지(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발표했다.

네트워크 메타분석이란 3개 또는 그 이상의 치료법 간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하는 연구방법이다. 예컨대 A라는 약제와 위약(또는 특정 대조약)과 비교시험 결과 및 또다른 B라는 약제와 위약(또는 툭정 대조약)과 비교시험 결과가 나와 있는 경우 위약(또는 특정 대조약)을 기준으로 A약과 B약을 비교하는 통계분석법이다.

따라서 이 연구법은 실존하지 않은 거의 모든 당뇨병치료제를 비교할 수 있어 비교우위를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연구 대상은 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된 무작위 위약대조시험 43건, 영어논문 62건이며 피험자(임상시험참여자)수는 25만 5,693명에 이른다.

각 임상시험의 주요평가항목은 27건이 완전한 CVOT, 6건이 심부전시험, 2건이 신장병관련 시험이었다.  

심혈관사고에서는 GLP-1수용체작동제와 SGLT2억제제 우위

분석 결과, 비치명적 뇌졸중 및 심근경색, 심혈관사망 등 심혈관질환의 3대 사고(MACE)는 GLP-1수용체작동제와 SGLT2억제제, 티아졸리딘계 약물 에서 유의하게 적었다. 

또한 이들은 위약 뿐만 아니라 DPP-4억제제, 인슐린, SU(설포닐요소)제에 비해서도 마찬가지 효과를 보였다.

MACE 중에서도 심혈관사망 억제의 경우 GLP-1수용체작동제, SGLT2억제제가 위약과 DPP-4억제제, 인슐린, SU제 대비 유의하게 우위를 보였으며, 심근경색(치명적 및 비치명적) 억제의 경우 GLP-1수용체작동제, SGLT2억제제 2개가 위약에 비해서만 유의했다.

뇌졸중(치명적 및 비치명적) 억제는 GLP-1수용체작동제가 위약, DPP-4억제제, 인슐린, SU제 대비 유의했으며, SU제는 모든 약제에 비해 유의한 억제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티아졸리딘계 약물은 SU제에 비해서만 유의한 억제 효과를 보였다.

심부전 입원 억제는 GLP-1수용체작동제가 위약, 티아졸리딘계 약물, DPP-4억제제 대비 유의했으며, SGLT2억제제는 위약, GLP-1수용체작동제, 티아졸리딘계 약물, DPP-4억제제, 인슐린, SU제와 기타 약제에 비해 유의했다. 티아졸리딘계 약물은 메트포르민 이외 모든 약물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전체 사망도 심혈관사망과 마찬가지로 GLP-1수용체작동제, SGLT2억제제가 위약, DPP-4억제제, 인슐린, SU제 대비 유의한 억제효과를 보였다.

신장보호효과는 SGLT2억제제 독보적

신장보호효과는 압도적으로 SGLT2억제제가 우수했으며, 복합신장평가에서는 GLP1수용체작동제도 다른 약제 대비 유의한 보호효과를 보였지만 기타 신장보호효과는 SGLT2억제제가 독보적이었다.

즁증부작용은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길항제가 위약과 인슐린, SU제에 비해 적었으며, SGLT2억제제는 DPP-4억제제 보다도 적었다.

투약을 중지할 정도의 부작용은 티아졸리딘계 약물 외에 GLP-1수용체작동제에서 유의하게 많았으며, 중증 저혈당은 인슐린, SU제에서 높아지지는 않았지만 SU제의 경우 인슐린 보다 증가했다.

이같은 결과에 근거해 연구팀은 "GLP-1수용체작동제, SGLT2억제제, 티아졸리딘계 약물이 SU제나 인슐린에 비해 MACE 발생을 줄이지만 심부전 발생 억제와 신장보호효과에서는 SGLT2억제제가 제1선택제"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이번 결과는 향후 처방시 당뇨병치제 선택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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