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SGLT2억제제 간염 완화

최신 당뇨병치료제인 SGLT2억제제가 비알코올지방간염(NASH)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이용호·이민영 교수와 간담췌외과 한대훈 교수 연구팀은 SGLT-2 억제제가 간세포 내 포도당 축적량을 줄여 간염을 완화한다고 내분비대사 분야 국제 학술지 ‘메타볼리즘’(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에 발표했다.

NASH는 간에 지방이 쌓이고 손상돼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생 후 10년 내 간경변으로 발전할 확률이 최대 29%이며, 간경변으로 인한 간암 발생 위험은 최대 27%에 이른다.

NASH를 포함해 비알코올지방간(단순지방간), 비알코올지방간질환 관련 간경변증을 포괄하는 비알코올지방간질환(NAFLD)의 전세계 유병률은 20%에 달하지만 승인된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SGLT2억제제는 소변으로 배출돼야 할 당을 신체로 이동시키는 SGLT2라는 수송체를 억제해 혈당을 낮춰주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NAFLD환자 29명. 이들은 간암, 담낭염 등으로 간 절제술이나 담낭절제술을 받았다. 이들과 NAFLD이 없는 환자 15명의 간 조직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NAFLD환자군에서 SGLT2와 세포 내 당이 결합된 단백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SGLT-2 억제제가 간세포 안으로 과도한 당 섭취를 낮춰 NASH를 낮춘다고 가정하고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NASH 유발 쥐를 관찰하자 NASH 환자와 동일하게 단백질이 변화된 양상을 보였다. 또한 병든 조직과 노폐물을 청소하는 간세포의 자가 포식기능(autophagy)이 떨어지고 간 염증 범위가 넓어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자가포식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에 당이 추가 결합해 원래 기능이 저하된 것이다.

이들 쥐에 SGLT-2 억제제를 투여하자 간에서 SGLT-2 단백질 발현량과 당이 결합된 단백질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간세포의 자가 포식 기능도 회복돼 염증 반응이 완화됐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NASH 증상이 완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차봉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치료제 SGLT-2 억제제가 비알콜지방간염 증상을 완화한다는 의학적 근거와 기전을 제시한 첫 연구"라며 "최근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과 함께 유병률이 상승하는 NASH 경과를 개선해 간경화와 간암으로 어지지 않게 예방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