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억제제 계열이라도 특정 약물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욱 억제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이희선 교수, 고려대구로병원 최유정 교수 공동 연구팀(서울의대 임재현 박사과정)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SGLT-2억제제 2개의 심혈관질환 위험억제효과를 비교해 국제학술지 '심혈관당뇨학'(Cardiovascular Diabetology)에 발표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유도하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을 억제해 포도당이 소변을 통해 배출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어 최근에는 심부전에도 적응증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심근경색·뇌졸중 등 중증 합병증 동반 환자나 서양인을 대상으로 얻은 결과로, 경증 동양인 환자 대상으로 확인한 연구는 없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다파글리플로진(상품명 자누비아)과 엠파글리플로진(자디앙)을 복용한 2형 당뇨병환자 14만여명. 

이들을 각각 7만여명으로 나누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추적관찰해 심부전 ▲뇌졸중 ▲심근경색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이상 4가지 질환의 종합적·개별적 발생 위험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엠파글리플로진 복용군에 비해 다파글리플로진 복용군의 심부전 발생 위험이 16%,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24% 낮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약물마다 유도하는 신경호르몬 반응이 다르고, 특히 다파글리플로진의 SGLT-2 친화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다만 양쪽 약물의 기전 차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비교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뇌졸중 및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차이가 없었으며, 4가지 질환의 종합 위험도는 다파글리플로진군이 엠파글리플로진군보다 약간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부작용 발생 여부로 평가한 약물 안전성도 동일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해 "SGLT-2 억제제 연구에서 비교적 적게 다뤄졌던 동양인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은 경증 환자의 임상 데이터를 대규모로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선 교수는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의 치료 경과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치료 가이드라인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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