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급성기치료에서 최근 주목되고 있는 혈관내치료. 특히 신세대 디바이서를 이용한 기계적 혈전회수요법은 조직 플라스미노겐액티베이터(t-PA) 정맥주사요법에 효과가 없거나 적응증이 아닌 환자에 대한 치료법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13일 미국 내쉬빌에서 폐막된 국제뇌졸중학회(ISC) 2015에서는 스텐트형 리트리버(Stent Retriever)를 중심으로 디바이스를 이용한 혈전회수요법의 성적이 기존치료(t-PA 정주요법 단독)를 웃도는 3건의 국제다시설공동무작위비교시험(RCT) 결과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ESCAPE시험의 책임자인 캐나다 캘거리대학 마이클 힐(Michael D. Hill) 교수는 "허혈성뇌졸중의 급성기치료를 뿌리째 바꾸는 결과다. 전세계 뇌졸중 치료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보고된 MR CLEAN시험에 이어 이번에는 혈관내치료의 효과와 안전서을 지지하는 데이터가 일시에 보고됐다.

2년 전 ISC발표 시험에서는 기대 미흡

뇌경색의 급성기치료에서 혈관내치료는 t-PA정주요법의 효과가 없거나 적응이 안되는 일부 뇌경색환자에 효과적일 가능성이 나오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03년에 발표된 IMS-3 등을 비롯한 여러 혈관내치료 관련 무작위 연구에서는 1세대 혈전제거 기기 효과가 기존치료 보다 좋지 않았다.

이유는 ①재개통률이 낮은데다 ②오래 걸리고 ③영상에 나타난 뇌동맥 근위부 폐색과 살릴 수 있는 뇌조직 평가로 혈관내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환자를 구별할 수 없다-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그 후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실시된 MR CLEAN 시험에서는 영상검사에서 전대뇌동맥 영역 근처에 폐색이 확인되고, 발병 후 6시간 이내에 치료 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스텐트형 혈전리트리버 치료를 중심으로 한 혈관내치료와 기존치료(알테플라제 정주 포함)가 비교됐다.

그 결과, 혈관내치료의 기능적 예후 개선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이번에 발표된 ESCAPE,EXTEND-IA,SWIFT PRIME 등 3건의 시험은 모두 MR CLEAN의 성적 발표 이후 사전에 정의된 효과의 경계치를 웃돌아 조기 중지됐다.

ESCAPEEXTEND-IA 결과는 NEJM에도 게재됐다.

ESCAPE, 90일 후 기능적 자립은 혈관내치료군 53%, 대조군 29%

우리나라를 비롯해 캐나다, 미국, 영국 등 22개 시설에서 실시된 ESCAPE 컨셉은 '어떤 환자에 혈전제거술을 해야 하나?에 대한 대답'이다.

등록자 316명 가운데 165명을 혈관내치료군, 150명을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혈관내치료군의 72.7%(120명), 대조군의 78.6%(118명)에 t-PA정주요법을 실시했다.

혈관내치료군에는 특정 치료법을 지정하지 않았지만 86.1%가 스텐트형 혈전리트리버를 이용했다.

주요 결과는 [표1]과 같다. 주요 평가항목인 기능적 자립[90일 후 척도(mRS) 0~2점(무증상~경도장애)]도는 대조군이 29.3%인데 비해 혈관내치료군에서는 53.0%로 유의하게 높았다[율비(RR) 1.8].

표1. ESCAPE 주요 결과 ▲ (기능적자립도 90일 후 mRS 0~2)

90일 후 사망률은 대조군이 19.0%인데 비해 혈관내치료군에서는 10.4%로 유의하게 낮았다(율비 0.5).

증후성 두개내출혈은 대조군 2.7%, 혈관내치료군 3.6%로 유의차는 없었다. 또한 이러한 혈관내치료 효과는 전체 서브그룹과 전체 연령(최고령 93 세)에서 나타났다.

영상검사로 환자 선정, 신속한 치료, 최신기술 도입이 열쇠

힐 교수는 ESCAPE의 좋은 성적 요인으로 ①영상검사로 혈관내치료 효과가 예상되는 환자 선별 ②팀워크를 통한 신속한 치료 ③최신 기술을 이용한 높은 재개통률- 등 3가지를 꼽았다.

또한 이번 시험에서는 혈관내치료군의 경우 영상검사 후 카테터 삽입까지 51분, 재개통까지 84분이 걸려, 발병 후 재개통까지 걸린 시간은 총 241분(각각 중앙치)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근거해 논문 대표저자인 캐나다 캘거리대학 마양크 고얄(Mayank Goyal) 교수는 "ESCAPE와 동시에 발표된 다른 무작위 비교시험을 종합하면 혈관내치료가 표준치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힐 교수는 향후 과제로서 ①혈관내치료 시설 확충 ②영상검사 교육 ③신속한 치료시스템 구축 - 등을 들었다.

EXTEND-IA, 24시간 후 재개통률 Solitaire+t-PA정맥주사요법군 100%, t-PA정맥주사요법 단독군 37%

호주 왕립멜버른병원 브루스 캠벨(Bruce Campbell) 박사는 호주와 뉴질랜드 14개 시설에서 7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EXTEND-IA 결과를 보고했다.

대상자는 CT 관류영상검사에서 내경동맥이나 중간대뇌동맥 등 주간동맥이 막히고, 회복 가능한 뇌조직이 확인되고, 경색 중심부가 70mL 미만인 발병 4.5시간 이내의 환자.

이들을 스텐트형 혈전리트리버(Solitaire FR)+t-PA정맥주사요법군(병용군)과 t-PA정맥주사요법군(단독군)으로 각각 35명씩 무작위 배정했다.

주요 평가항목은 24시간 후 재개통률 및 조기신경학적 개선 등 복합 평가항목이었다. 주요 결과는 [표2]와 같다. 24시간 후 재개통률은 단독군이 37%인데 비해 병용군에서는 100%였다.

표2. EXTEND-IA 주요 결과 ▲ 조기 신경학적 개선:3일 후 뇌졸중척도가 8점 이상 저하하거나 3일 후 이 점수가 0 또는 1

또한 조기신경학적개선 역시 각각 37%와 80%로 병용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2차 평가항목 중 하나인 90일 후 mRS 0-2점의 비율도 40%와 71%로 병용군에서 높았다. 사망 및 증후성 두개내출혈은 2개군 간에 유의차가 없었다.

캠벨 박사는 "통상적인 치료는 기능적 자립도가 40% 정도지만 혈관내치료를 추가하자 71%로 높아졌다"면서 매우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사는 혈관내치료 성공률을 높이려면 환자 선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TEND-IA는 미국 스탠포드대학 연구자가 공동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관류영상검사에 필요한 시간은 실시에 1분, 평가에 5분 정도였다.

발병 후 t-PA정맥주사치료까지는 136분, 영상검사 후 혈관내치료까지는 93분, 발병 후 혈관내치료까지는 210분(각각 중앙치)이었다.

한편 공동연구자인 왕립멜버른병원의 피터 미첼(Peter Mitchell) 박사는 이 시험을 포함한 일련의 무작위 비교시험 결과에 대해 "세계뇌졸중치료에 대변혁을 가져오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스텐트형 리트리버 치료를 표준치료로 하는 것이다.

SWIFT PRIME서도 Solitaire+t-PA정맥주사요법 우수

미국 게펜의대 제프리 세이버(Jeffrey L. Saver) 교수가 발표한 SWIFT PRIME 연구의 대상자는 미국과 유럽 39개 시설에 등록된 196명.

등록기준은 ①발병 전 mRS가 1점 이하 ②배정 당시 뇌졸중척도 8~29점 ③발병 후 4.5시간 이내에 t-PA정맥주사요법 실시 ④CTA(CT영상검사) 또는 MRA에서 뇌주간 동맥폐색 확인 ⑤발병 후 6시간 이내 카테터 삽입, 90분 이내 영상검사 실시 가능-으로 정했다.

이러한 환자를 Solitaire(Solitaire FR 또는 Solitaire 2)+t-PA정맥주사요법군(병용군)과 t-PA정맥주사요법(단독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그 결과, 병용군에서 재개통률(TICI 2b 이상)이 88.0%에 달했다.

주요 평가항목인 기능적 자립(90일 후 mRS 0-2점)도는 단독군(35.5%)에 비해 병용군(60.2%)에서 유의하게 높고, 90일 후 사망률은 각각 12.4%, 9.2%였다[표3].

표3. SWIFT PRIME 주요 결과 ▲ (기능적자립도 90일 후 mRS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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