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자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그 배경으로 정밀진단 향상과 의료시스템 발전, 환경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히고 있다.

벨기에 루벤 공공의학부문 연구팀은 영국데이터를 이용해 고빈도 자가면역질환 19종의 발생률과 유병률, 질환 별 경향, 병발률 등을 검토해 국제학술지 란셋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달 초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2023)에서 "19종의 자가면역질환의 유병률은 약 10%이고 환자수는 20년간 4% 증가했다"고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일부 자가면역질환은 수십년간 증가했다고 보고됐지만 원인과 장기간 경과, 자가면역질환 전체 발생률에 관한 보고는 많지 않다.

또한 다른 질환끼리 발병하는 특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질환 간 공통성이 확실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검토되지 않고 있다.

이번 분석 대상은 영국의 대규모의학데이터베이스 CPRD에서 20년간(2000~2019년) 얻은 2,200만명의 개인 데이터.

이 가운데 류마티스관절염, 전신경화증, 강직성척추염 등 고빈도 자가면역질환 19종 가운데 1개 이상 진단받은 환자 97만 8천여명을 선별했다. 이들은 평균 54세, 64%가 여성이다.

이 기간에 19종의 자가면역질환 유병률은 인구의 10.2%(여성 13.1%, 남성 7.4%)로 2형 당뇨병 유병률과 거의 같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가장 많은 질환은 하시모토병과 건선으로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했으며, 10만명 당 발생수는 각각 195.8명과 154.5명이었다. 하시모토병은 갑상선에 만성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며, 건선은  전신 피부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전체 발생률은 관찰기간 중 완만하게 상승했으며, 19개 질환 전체의 환자수는 4% 증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간 중 질환 인지도 상승과 진단 및 검사자 증가를 감안할 때 비교적 적은 수치다. 

한편 세리악병과 쇼그렌증후군, 바세도우병의 10만명 당 발생수는 20년새 약 2배 증가했다. 세리악병은 소장에서 발생하는 유전성 알레르기 질환, 쇼그렌증후군 눈과 입이 바싹 마르는 질환, 바세도우병 갑상선 항진증의 대표 질환이다.

유전 외 요인을 검증하기 위해 질환마다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전체적으로 사회경제적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악성빈혈과 류마티스관절염, 바세도우병 등 중증 질환은 잘사는 지역에 비해 가난한 지역에서 위험이 높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나이와 성을 조정한 모델로 자가면역질환 발생 패턴을 분석하자, 병발 가능성이 높은 질환은 결합조직질환이었다. 특히 전신홍반루푸스(SLE)와 쇼그렌증후군에서 상호 관련성이 가장 뚜렷했다.

연구팀은 자가면역질환의 병발 빈도는 진단 건수 증가에 근거한 예측치보다 크기 때문에 유전이나 환경 요인이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가면역질환 간 상호작용에는 공통 요인이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영국인의 약 10%가 갖고 있는 자가면역질환은 대부분 평생 치료가 필요해 부담이 크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가면역질환의 경과가 확실치 않은 경우가 많고 대비책도 없는 만큼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예방책을 개발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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