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암 발생 순위는 갑상선암, 폐암, 대장안, 위암 순이다. 

몇년전 까지만해도  한해 위암 신규환자 약 3만명으로 부동의 1위였다. 인구 10만명 당 발생률도 미국의 10배였다.

한국인에서 위암 발생률이 높은 가장 큰 원인은 헬리코박터파일로리(H.pylori)균 탓이다. 한국 뿐 아니라 몽골, 일본 등 동아시아인에서도 같은 이유로 위암 발생률이 높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김치나 장 등 염장식품도 위암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이다. 

위암환자수가 많은 또다른 요인은 예방과 치료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 발견이 늘어난 덕분이다. 가톨릭대학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병욱 교수[사진]는 "완치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위암 환자 수가 많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면서 위암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시 위암 발생 최대 10배 증가

H.pylori균에 감염되면 만성위염,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위 세포가 소장 혹은 대장 세포로 대체되는 현상), 위선종, 위암으로 진행되며, 위암 발생 위험은 2~10배 높아진다.  

H.pylori균이 감염되는 시기는 보통 10대이며 위암 발생까지는 30~40년 정도 걸린다. 젊은 사람 중 일부는 좀더 일찍 위암으로 진행한다. 반면 H.pylori제균 치료를 하면 위암 발생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균 감염여부를 알려면 H.pylori균 검사가 필요하다. 40대 이상의 내시경 검사, 만성위염을 앓는 경우에는 특히 권고된다. 이 검사는 숨을 불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요소호기검사는 정확도가 높아 제균 치료 후 결과 확인시 유용하다. 

H.pylori균 감염이 확인되면 제균 치료는 필수다. 보통 항생제 두세 가지와 위산분비억제제를 병합해 1~2주간 복용한다. 제균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김 교수는 "국내 성인의 절반 정도는 H.pylori균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감염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면서 "제균 치료는 한 번 할 때 성공해야 하는만큼 환자 별 맞춤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법은 병기마다 차이, 위암 1기는 내시경술 

위암 치료는 병기마다 달라진다. 수술이 일반적이지만 위암이 위점막이나 점막하층에만 있는 1기에는 내시경으로 제거한다. 

근육층이나 장막하층, 장막층에 암세포가 침습했거나 위 림프절로 퍼졌어도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2기와 3기에는 복강경 수술로도 가능하다. 다만 재발 위험을 줄이려면 항암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반면 전이가 많이 진행된 3b나 4기에는 수술치료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김 교수는 "이 시기에는 항암치료 반응률이 60% 미만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위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때 반응률은 완치가 아니라 암의 크기가 줄어들고 약간이나마 호전된다는 의미다. 

40세 이상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 필요

위암을 예방하려면 국이나 찌개를 공유하는 식습관을 피해야 한다. 술잔 돌리기도 지양해야 한다. 염분많은 젓갈류, 김치, 국과 찌개 등은 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은 피한다. 튀기기보다 끓이고 굽기보다는 삶음 음식이 좋다. 

가급적 조미하지 않고 식품 본연의 맛과 향을 담백하게 즐긴다. 밤에는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산 분비가 줄어 섭취한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다. 늦은 밤 음식 습관은 피한다.

또 맵고 짜거나 기름진 자극적인 음식은 만성적으로 위 점막을 자극해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 탄 음식은 피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위는 스트레스에 약하고, 위암은 스트레스와 밀접하다. 스트레스는 소화효소의 분비를 막고 위장운동을 위축시켜 소화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운동은 가급적 매일,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 이상, 30분에서 1시간씩 가벼운 산책 등 몸에 약간 땀이 나는 강도를 추천한다.

알코올은 위 점막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빈속에 마시는 술은 위벽에 치명적이다. 흡연은 소화기암 발생의 최고 위험 인자로 꼽힌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2~3배 높다.

무엇보다 위암은 조기 예방이 중요하다. 40세 이상이라면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선종을 제거했거나 위암으로 내시경 수술을 받았다면 최소 1년에 한 번씩은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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