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에 소리를 지르거나 주먹질을 하는 등 잠꼬대가 심한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가 있으면 장기적으로 신경퇴행성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팀은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신경퇴행성질환 발생 위험과 임상 징후를 확인해 국제학술지 '수면'(SLEEP)에 발표했다.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장에서 나타나는 렘수면행동장애와 달리 수면장애는 있지만 신경퇴행성질환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다.

교수팀에 따르면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는 신경퇴행성질환의 전조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신경퇴행성질환 발생률은 물론 임상 징후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198명. 약 14년간 4~5년에 한번 인지기능 검사와 함께 후각과 색각, 운동기능, 자율신경계증상 등을 검진했다.

그 결과, 5년 내 신경퇴행성질환 발생률은 12.5%였지만 14년 내에는 56.5%까지 크게 상승했다. 발생률이 각각 40%와 92.5%인 서양인에 비해 낮지만 위험 상승 폭은 높다.

교수팀에 따르면 한국인의 신경퇴행성질환 위험률은 진단 후 첫 해 2.1%이지만 10~12년 차에는 평균 8.5%로 급증했다. 이에 비해 임상 징후는 진단 후 5년 이상이나 10년 이상이나 큰 차이가 없어 신경퇴행증상은 느리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교수는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환자는 서양인 보다 신경퇴행성질환이 서서히 진행하다가 갑자기 명확하게 나타나는 만큼 증상이 없어도 안심하지 말고 매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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