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얕은 잠을 시작으로 깊은 잠에 들어가는 단계를 거친다. 잠든 지 약 90분이 지나면 렘(REM, Rapid Eye Movement) 수면이 시작된다. 

렘 수면시 신체 생리반응은 각성 상태와 비슷하지만 근육 긴장도는 가장 낮아진다. 하지만 정 반대로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바로 렘 수면 장애로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렘수면장애 환자가 뇌신경 청소시스템인 뇌 글림프 체계(glymphatic system)가 손상됐을 경우 파킨스병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입증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 교수,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핵의학과 송요성 교수로 구성된 다학제 연구팀은 뇌 글림프 체계와 손상된 렘수면장애 환자의 파킨슨병 발생 위험의 관련성을 영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Radiology)에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병적 단백질의 축적으로 발생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뇌 글림프 체계가 병적 단백질을 축적해 파킨슨병을 일으킨다고 예측됐지만 인체에서 증명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렘수면장애군 20명, 파킨슨병군 20명, 대조군 20명을 대상으로 MRI(자기공명영상)으로 뇌혈관 주변 뇌 글림프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뇌혈관 주변 공간(ALPS지수)을 비교, 분석했다. 이 지수가 낮으면 뇌글림프 체계가 손상된 것이다. 

그 결과, 대조군의 ALPS지수는 1.72인데 비해 렘수면장애군과 파킨슨병군에서는 각각 1.53과 1.49로 낮았다. 또한 지수가 낮을수록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높았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의 전구 질환으로 알려진 렘수면장애를 가진 환자 가운데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됐다면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교신저자인 신경과 김종민 교수는 "조영제 주입없이 MRI(자기공명영상)만으로 인체의 뇌 글림프 기능을 평가할 수 있게 돼 임상적 의의가 클 것"이라면서 "렘수면장애 환자의 파킨슨병 발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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