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응고제만으로는 심방세동환자의 뇌경색을 예방할 수 없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바젤대학병원 미카엘 퀘네 박사는 와파린이나 직접작용경구항응고제(DOAC) 투여에도 불구하고 2년 후 심방세동환자에서 뇌경색이 발견됐다고 유럽심장저널에 발표했다. 특히 80% 이상은 무증상인데도 인지기능 저하 가능성까지 확인됐다.

심방세동은 심부전, 치매 등의 위험인자이지만 심방세동환자의 뇌경색 등 신규 뇌병변의 발생 빈도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확실하지 않다. 박사팀에 따르면 항응고제 복용 심방세동환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스위스 심방세동환자 1,227명(평균 71.4세, 여성 26.1%). 53%는 비발작성 심근경색, 20%는 뇌졸중이나 일과성뇌허혈발작(TIA)을 갖고 있었다. TIA란 뇌혈류가 일시적으로 원활하지 못해 뇌졸중이 발생했다가 24시간 내에 완전히 사라지는 질환을 말한다. 일시적 뇌졸중인 셈이다.

치료제로는 90%가 와파린이나 항응고제, 17%가 항혈소판제를 복용했으며, 2년 후 복용률은 각각 85%, 12%였다. 시험시작 당시 및 2년 후 뇌MRI로 뇌경색, 백질병변, 뇌출혈 여부를 평가했다. 뇌졸중이나 TIA가 발생하지 않은 환자를 무증상 뇌경색으로 정의했다.

추적기간 중 28명(2.3%)에서 뇌졸중이나 TIA가 발생했으며, 2년 후 뇌MRI에서는 68명(5.5%)에서 새로운 뇌경색이 1개 이상 발견됐다. 이들 가운데 88%는 시험 시작 당시 항응고제를 복용했으며 85%는 무증상이었다.

뇌경색 크기는 증상있는 뇌졸중과 TIA가 동시 발생한 10명에 비해 무증상 뇌경색이 검출된 환자에서 작았다(4.56mL 대 0.26mL). 새 백질 병변은 전체의 19%, 미니뇌출혈은 11%에서 나타났다.

인지기능 저하도 나타났다. 2년 후 뇌MRI에서 뇌경색이 새로 검출된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각종 검사에서 인지기능 점수가 낮았다.

시험시작 당시 인지상태와 나이, 성, 학력을 조정해 분석한 결과,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새로운 뇌경색 검출과 인지기능저하에 미치는 영향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변량회귀모델 분석에서는 신규 뇌병변의 예측인자로 나이, 뇌졸중 및 TIA 경험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새로운 백질병변 위험 증가와, 그리고 나이는 미니뇌출혈 증가과 관련했다.

퀘네 박사는 "2년간 추적관찰에서 심근경색환자의 5.5%는 새로운 뇌경색을 일으키며 이 가운데 85%는 무증상이었고, 88%는 항응고제를 복용했다. 또한 무증상 뇌경색의 경색 크기는 증상있는 경우 보다 작았는데도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은 같았다. 이는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뇌경색은 인지기능 저하의 중요 인자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결론내렸다.

박사는 또 항응고제는 뇌경색 예방과 치매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되지만 심방세동환자의 뇌혈관에 미치는 영향과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데는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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