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할 수록 암수술 후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돼 암환자에서도 비만의 역설이 입증됐다.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종환·박정찬 교수, 순환기내과 이승화 교수 연구팀은 비만환자의 암수술 후 사망위험이 정상체중이나 마른 환자보다 낮다고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했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질환에서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어 '비만의 역설'로 불린다. 관상동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신부전 수술 예후는 비만자에서 양호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암수술환자 8만 7천여명. 이들을 비만지수(BMI)에 따라 18.5 미만인 저체중군(2787명, 3.2%), 18.5~25 미만인 정상체중군(5만 3980명, 61.6%), 25 이상인 비만군(3만 800명, 35.2%)으로 나누어 수술 3년 후 사망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비만군의 사망위험은 정상체중군 대비 31%, 저체중군 대비 62% 낮았다. 특히 비만지수가 30 이상인 군에서는 정상체중군 대비 43% 낮아 비만할수록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암 재발 위험도 비만군은 정상체중군 대비 19%, 저체중군 대비 16% 낮았다.

연구팀은 암환자에서 '비만의 역설' 나타난 이유로 수술 후 기력회복과 염증반응 억제력을 꼽았다. 또한 동반질환이 많은 만큼 검사와 검진 횟수가 많아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도 들었다.

연구팀은 그러나 비만이 암치료에 도움된다고 낙관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또한 호르몬과 밀접한 유방암과 여성암은 비만의 역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종환 교수는 "암종과 병기를 구별하지 않은 분석이라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향후 정교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암환자 체중이 적정 수준 이하라면 상대적으로 수술 예후가 불량하다는 걸 입증한 만큼 환자와 의료진 모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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