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사람보다는 적당히 비만해야 사망위험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서 30세 이상 100만명을 선별,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과 체질량지수(BMI)의 관련성을 분석해 PLOS ONE에 발표했다.

그 결과, 과체중인 BMI 23~24.9의 사망위험률을 1로 했을 경우 중등도 비만은 0.86, 저체중(BMI<18.5)은 2.24로 나타났다. 비만한 경우 오히려 사망위험률이 낮다는 역설적인 결과를 보인 것이다.

김 교수는 "비만하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이 발생한다"면서도 "오히려 만성질환자들이 본인의 질병과 건강상태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조기 치료와 좋은 약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사망위험률이 더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교수에 따르면 국내의 비만율과 사망원인의 변화도 이러한 역설을 보여준다.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질환도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계 질환 사망률, 암 사망률의 패턴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암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의 패턴은 일치하는 반면 심혈관계질환 사망은 감소하는 추세다.

BMI와 사망위험의 관련성은 연령대 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교수팀은 30-49세, 50-69세, 70세 이상 등 총 3개군으로  나누어 조사했다.

그 결과, 30-49세의 사망위험률은 저체중에서 1.38, 고도비만(BMI 30-32.4)에서 1.39로 거의 같았다.

하지만 50세 이상에서는 중등도 비만을 기점으로 U자 곡선을 보였으며, 저체중의 사망위험률은 과체중의 약 3배였다.

반면 고도비만의 사망위험률은 50세 이상에서 1.2배, 70세 이상에서 0.81배로 낮았다.

김 교수는 "고도비만과 저체중 모두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BMI 18.5 미만의 저체중군은 심혈관계질환, 암 등 모든 분석에서 가장 높은 사망 위험을 보였다"며 "지방도 적당해야 좋은 면역세포가 만들어지며 외부에 저항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적절한 영양 섭취 뿐만 아니라 유연성 운동, 근력강화운동을 매일 10~15분 정도 실시해 살이 아닌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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