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보충요법(HRT)이 아포E4(APOE4) 유전자를 가진 여성에서 인지기능을 개선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연구팀은 유럽알츠하이머치매예방 코호트를 분석해 이같이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 치료(Alzheimer's Research and Therapy)에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병(AD) 환자의 약 3분의 2는 여성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러가지 원인 중 하나로 폐경기 에스트로겐 감소를 꼽고 있다.

HRT는 이전 부터 여성의 인지기능 개선 전략으로 검토돼 왔다. 초기 관찰연구에서는 경구에스트로겐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으로 나타났지만 임상시험 결과는 일관되지 않고 있다.

반면 APOE 유전자형이 인지기능 저하와 AD 위험에 중요한 인자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고위험 APOE4 보유 여성에 많고 HRT 시작 시기가 인지기능 개선효과와 관련한다는 보고도 있다.

유럽알츠하이머치매예방 코호트는 50세 이상 남녀 1,906명이 등록돼 있으며, 이번 분석 대상은 여성 1,178명이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APOE4 비보유군(675명)과 APOE4보유군(399명)으로 나누고 HRT실시 여부에 따라 총 4개군(APOE4보유+HRT실시군, APOE4보유+HRT비실시군, APOE4비보유+HRT실시군, APOE4비보유+HRT비실시군)으로 나누었다. 

HRT 실시군은 현재 받고 있거나 경험했던 경우이며, HRT 종류와 투여경로, 용량은 무시했다. HRT 시작 시기는 참가자 나이에서 HRT를 받은 기간을 빼고 정했다.

분석 결과, 나이와 배우자 유무, 인지척도 점수, HRT실시례, HRT 실시기간에는 양쪽군에 차이가 없었다. 학력은 APOE4 보유군이 짧았다(14.4년 13.8년).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집중력검사(DCT), 신경인지평가척도(RBANS)로 인지기능을 평가한 결과, RBANS 점수 상 APOE유전자형과 HRT가 상호작용을 보였으며, 특히 RBANS 지연기억에서 유의했다.

지연기억 점수는 나머지 3개군(APOE4보유+비HRT군, APOE4비보유+HRT군, APOE4비보유+비HRT군) 보다 APOE4보유+HRT군에서 일관되게 높았다.

HRT실시 유무에 따른 유의차는 APOE4보유군에서만 나타났고, HRT비실시군 대비 실시군에서 BANS 총점, 지연기억 점수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MRI(자기공명영상)로 측두엽 내측의 크기 변화도 측정했다. 그 결과, 좌측 내후각피질과 좌우 편도체는 APOE4비보유+비HRT군에 비해 APOE4보유+HRT군에서 컸다.

이번에도 HRT실시 유무에 따른 유의차는 APOE4보유군에서만 크게 나타났다. APOE4비보유군의 편도체 크기는 HRT비실시군 보다 HRT군에서 작았다.

아울러 HRT 시기가 빠르면 해마 크기가 유지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역시 APOE4비보유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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