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알츠하이머병과 자폐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는 멜라토닌이 수면 부족으로 저하된 면역기능과 인지기능을 개선시킨다고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멜라토닌이 강력한 항산화, 항염증 효과를 나타내 기능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한 교수는 쥐를 이용해 수면부족군, 수면부족상태에서 멜라토닌 투여군, 멜라토닌 단독투여군, 스트레스 조절군, 정상대조군 등 5개군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우선 5개군을 낮과 밤이 바뀐 환경에서 4주간 지내게 하고, 수면부족군과 수면부족한 멜라토닌투여군, 스트레스 조절군에게는 96시간 잠을 못자게 했다.

그런 다음 인지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헤엄쳐서 섬을 찾게 하는 '모리스의 수중 미로' 실험을 진행했다.

하루에 한번 총 5회 진행한 결과, 수면부족군은 정상대조군 비해 섬 발견에 걸린 시간, 탐색 중 오류, 경로 길이, 수영 속도 등 모든 분야에서 수행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의 염증세포 반응을 비롯해 산화 스트레스 수치도 높았지만 정신지체와 자폐증을 막는 FMRP 단백질은 줄어들었다.

반면 수면부족한 멜라토닌투여군의 경우 정상 대조군보다 실수없이 빠르게 섬을 찾는 등 인지능력이 회복된 모습을 나타냈다.

산화스트레스 수치 뿐만 아니라 FMRP 단백질도 모두 정상치와 유사하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수면 부족은 뇌세포에 산화 스트레스성 염증 반응을 유도하며 신경세포에 FMRP 표현을 감소시킨다"며 "이는 수면 결핍이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서는 치매나 자폐와 같은 신경질환 발생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페인스타인의학연구소 하르딕 파텔(Hardik Patel) 교수는 관련논평에서 "이번 논문으로 수면 부족이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자적 단위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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