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글루카곤유사펩티드-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위고비)가 한국인의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한국과 일본 비만환자 4백여명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전기 3상 임상시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발표했다.

동아시아인은 복부 내장지방 비율이 높아 비만 정도가 같아도 서양인 보다 대사질환 위험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교수팀에 따르면 복부비만 동아시아인은 비만지수(BMI) 25kg/㎡ 미만이라도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유의하게 높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세마글루타이드는 2017년에 미국에서 당뇨병치료제로 승인됐으며, 2021년에는 비만치료제로 미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1위 제품인 리라글루타이드(제품명 삭센다) 후속작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위장관 호르몬 인크레틴을 조절해 음식물 섭취량을 줄여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인크레틴은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위에서 음식물이 배출되는 속도를 지연시키고 뇌 시상하부의 식욕중추에 작용해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를 일으킨다. 

이번 연구대상자는 한국과 일본 비만환자 437명. 비만기준은 BMI 27 이상 및 관련 질환 2개 이상 동반, BMI 35 이상 및 비만 관련 질환 1개 이상 동반으로 정했다.

이들을 세마글루타이드 2.4mg 투여군과 1.7mg 투여군, 위약군으로 나누고 68주째 평균 체중변화율과 체중 5% 이상 감량자 비율, CT(컴퓨터단층촬영) 상 내장지방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2.4mg 투여군에서 감량은 13.2% 감량, 감량자 비율은 82.9%, 복부내장지방량은 40% 감소해 효과가 가장 우수했다. 이상반응은 2.5%였다[].

표.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의 68주차 비만 치료 임상시험 결과
표.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의 68주차 비만 치료 임상시험 결과

임수 교수에 따르면 지금까지 임상시험에서 두 자릿수의 체중 감소율을 보인 약물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처음이다.

그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된 만큼 혈당 강하 및 췌장의 베타세포 보호 효과가 큰데다 혈압 감소, 혈관내피세포 기능 개선, 심장 수축 기능 향상 등의 다양한 이점이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비만,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을 종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좋은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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