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정신병제의 장기복용이 심혈관계질환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석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2003~2017년)로 항정신병제와 조현병환자 사망의 관련성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조현병 연구'(Schizophrenia Research)에 발표했다.
조현병환자는 일반인 보다 기대수명이 15~25년 짧다고 알려져 있지만, 항정신병약제의 꾸준한 복용과 사망률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조현병환자 8만 6천여명. 이들을 항정신병제치료군(4주 이상 처방)과 비치료군으로 나누고 사망원인과 위험비를 비교했다.
평균 5.9년(중앙치)간 추적관찰에서 7만 7천여명이 평균 4.1년간 치료약물(올란자핀, 리스페리돈, 아리피프라졸, 퀘티아핀)을 복용했으며, 9천 7백여명은 11일만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와 성별, 비만지수, 소득수준 및 기저질환을 보정해 비교한 결과, 치료군에서 전체 사망위험이 21% 낮았다(위험비 0.79).
특히 12가지 사망위험 가운데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45%, 뇌졸중 사망위험은 61%나 감소했다. 심혈관질환 가운데 허혈성은 62% 줄었든 반면 비허혈성 사망위험은 큰 차이가 없었다.
심혈관질환 외 폐렴이나 암, 당뇨 등으로 사망할 위험비는 항정신병약제의 지속적인 복용 여부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제1저자인 오지훈 교수는 "항정신병제의 꾸준한 복용은 조현병환자의 전체 사망위험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사망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하면서도 "항정신병제의 심혈관계질환 사망률을 어떻게 낮추는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분석하지 않아 단순히 항정신병약제가 심혈관계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책임자는 김태석 교수는 "약물 치료로 사망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이번 연구의 결과는 조현병의 항정신병 약물 치료가 왜 반드시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증거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