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병용하는 호르몬병용요법(HRT)이 자궁암 위험을 낮춘다는 장기추적관찰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 UCLA병원 LA바이오메디칼연구소 로완 클레보스키(Rowan T. Chlebowski) 박사는 대규모 여성건강 시험인 미국의 WHI(Women's Health Initiative)의 참가자 1만 6천여명을 추적한 결과, HRT요법이 자궁암 위험을 35% 낮춘다고 Journal of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발표했다.

미국에서 실시된 이 시험에서는 폐경여성 1만 6,608명을 대상으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병용 HRT요법의 효과가 입증됐지만 관상동맥질환과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으로 2002년 중단됐다.

WHI 시험 참가자의 83%, 1만명 이상 13년간 추적

WHI시험 대상자는 시작 당시 자궁내막조직이 정상인 50~79세 폐경여성 1만 6,608명.

이들에게 결합형 에스트로겐 0.625mg+초산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2.5mg 배합정을 1일 1회 투여군(병용요법군, 8,506명)과 위약군(8,102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클레보스키 박사는 시험참가자 가운데 생존자 1만 2,788명(83%)을 연장 추적했다. 무작위 시험 시작 이후 중단(2002년 7월 7일)까지 개입기간은 5.6년(중앙치), 개입 후 추적기간은 8.2년(중앙치), 무작위 이후 2010년 9월 30일까지 누적추적기간은 13.2년(중앙치)이다.

개입 중에는 유의차 없어, 종료 후 유의차 발생

추적 결과, 병용요법군은 위약군에 비해 자궁암 발생률이 유의하게 낮았다(66명 대 95명).

발생률 차이는 개입기간 중에도 나타났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다가(25명 대 30명), 종료 후에 비로소 통계학적 유의차를 보였다(41명 대 65명). 다만 개입기간과 개입 후 추적기간 위험비에 차이는 없었다.

또한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지만 병용요법군은 위약군에 비해 자궁암 사망이 적었다(5명 대 11명).

위험 감소효과에 병기 및 BMI와는 무관

한편 자궁암 병기에 따른 위험 감소효과에 차이는 없었으며 서브그룹분석에서도 유의차는 없었다.

자궁암 발생 위험이 높은 고BMI군 등에서 전반적으로 병용요법을 통해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병용요법군 가운데 331명은 원래 에스트로겐 단독요법군이었다가 자궁내막증식 위험이 있어 도중에 병용요법으로 포함됐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분석에서도 병용요법군의 자궁암 발병률은 유의하게 낮았다(62명 대 95명 위험비 0.64).

일반인에서는 결과가 다를수도

미국에서는 2002년 WHI시험 중지 이후 자궁암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HRT 시행건수의 급속한 감소 때문으로 보고 있다.

클레보스키 박사는 "같은 시기에 나타난 비만 증가도 한 원인일 수 있다"면서도 "이 시기에 유방암은 감소한 만큼 HRT 감소한 때문일 수 있다. 자궁암과 유방암은 반비례하지만 HRT감소에 따라 받는 영향은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궁암 예방을 위한 프로게스테론의 사용에 대해 박사는 "현재 자궁암 발병 위험이 높은 고BMI군에서도 프로게스테론 병용으로 위험이 유의하게 낮아진 사실은 중요하다"면서 "다만 프로게스테론 단독투여의 득실은 좀더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사는 또 "이번 결과를 프로게스테론 투여량 등이 다른 기타 병용요법에는 적용할 수 없다. 또한 WHI시험에서는 자궁내막조직 검진 결과에서 이상이 발견된 여성을 제외한 만큼 일반인에서는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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