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성 사망원인의 51%가 심혈관질환이며 유방암은 3%로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심장병학회가 지난 8일 국제여성의 날을 맞아 유럽 여성의 최대 사망원인인 심혈관질환에 관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여성의 심혈관질환은 유방암 보다 가볍게 생각해선 안된다"면서 "심혈관질환은 남성의 질환이라는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에서 발견과 치료가 늦어

유럽심장병학회 대변인 영국 로열브롬프턴병원 수산나 프라이스(Susanna Price) 박사는 "에스트로겐이 심혈관을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이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경시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표. 유럽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 유의점
하지만 에스트로겐의 이같은 작용은 심혈관질환 발병을 늦춰줄 뿐이라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는 관리되지 않다가 폐경 이후에는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심장돌연사 위험이 높아진다고 프라이스 박사는 설명한다.

이번 성명에서는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심혈관질환을 늦게 발견하거나 치료에 소홀해지기 쉬운 이유로 여성의 증상이 남성과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례로 심근경색을 가진 여성은 남성처럼 전형적인 흉통이 아니라 오심(구역질)과 구토, 아래턱통증, 피로, 실신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남성에 비해 여성은 ①심혈관질환 중증도가 높고 ②혈전용해요법 실시율이 낮은데다 ③치료시작도 느리고 ④아스피린이나 스타틴의 사용,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S) 이후 혈행재건술 등의 빈도가 낮다-는 경향도 지적됐다.

치료효과에도 성별차, 여성 대상 임상시험도 필요

남녀간 호르몬 수치와 체중, 체지방률이 달라서 치료 효과에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예컨대 아스피린의 경우 여성에서는 뇌졸중 위험을 줄여주지만, 심근경색은 그렇지 못했다. 반면 남성에서는 심근경색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이스 박사는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시험이 남성 위주로 실시되고 있어 여성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은 확실하지 않다"면서 "여성 전용이나 남성과 동등한 비율로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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