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렉산드리아-현재 미국에서는 중인두암 이환율과 생존율 모두 84년 이후 크게 상승했으며 HPV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오하이오주립대학 종합암센터 마우라 길리슨(Maura L. Gillison) 교수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발표했다.

이는 1984~2004년 미국암등록데이터와 조직표본을 이용해 중인두암 발생상황의 변화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유무의 관련성을 검증한 결과다.

16%에서 70% 이상으로 증가

조직표본을 이용한 검토에서는 중인두암 가운데 HPV양성환자의 비율은 1980년대 16% 이상에서 2000년대에는 70% 이상으로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경향이 계속될 경우 다음 10년간 HPV양성 중인두암 이환율은 HPV양성 자궁경부암 이환율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나타난 중인두암 유발 원인은 크게 2가지. 하나는 담배와 음주로 인한 HPV음성암이고 또다른 하나는 성행위에 의해 감염되는 특정 형태의 HPV에 의한 HPV양성암이다.

HPV 양성 중인두암 환자는 HPV 음성인 환자에 비해 젊은 경향이 있으며 예후가 좋고 생존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책임자인 길리슨 교수는 "이전에는 중인두암에는 한가지 타입밖에 없었지만 생물학적, 역학적으로 확실히 다른 2가지 타입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지견으로 중인두암 타입별로 보다 적절하게 개별화 의료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서 급증

길리슨 교수는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1973년부터 2004년에 걸쳐 구강암 등의 두경부암 이환율이 낮아지는 한편 중인두암 이환율과 생존율은 같은 기간에 크게 높아진 사실을 발견했다.

교수는 그 원인이 HPV감염에 있다고 보고 미국립암연구소(NCI) 지역암등록인 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SEER) 프로그램인 Residual Tissue Repository(RTR)의 프로그램 데이터를 이용했다.

하와이주, 아이오와주, 로스엔젤레스의 중인두암 환자에서 채취, 보존하고 있던 271개 조직표본을 이용해 중인두암의 이환율 및 생존율과 HPV감염의 유무의 관련성을 검증했다.

그 결과, 중인두암 환자 가운데 HPV 양성환자 비율은 1980년대(84~89년)에는 16.3%였지만 2000년대(2000~04년)에는 72.7%로 급격하게 높아졌다.

1988년부터 2004년에 걸친 16년 동안 HPV양성형의 중인두암 이환율은 인구 10만명 당 0.8명에서 2.6명으로 225% 높아졌다.

같은 기간에 HPV 음성인 중인두암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이는 흡연율 저하에 따른 것이었다.

교수는 이러한 경향이 계속되면 미국에서는 HPV 관련 중인두암이 2020년까지 두경부암 중에서 큰 비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자궁경부암 대신 HPV감염에 의한 주요 암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남성에게도 HPV 백신 접종을

이러한 HPV 양성 중인두암 환자의 증가는 구강성교의 증가 등 성행위 때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길리슨 교수는 "HPV 양성 중인두암의 90~95%는 HPV 16형 감염에 의한 것이다. 현재 HPV 16형에 대한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목적으로 접종할 수 있지만 HPV 백신을 남성과 소년에게 접종하면 이러한 집단을 HPV 양성 중인두암으로부터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는 또 "다만 HPV 백신의 구강감염예방효과에 대해서는 추가 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인두는 후두의 중앙부에 위치하며 설근(혀뿌리)와 연구개, 인후벽 측면과 배면, 편도를 포함한 부위를 가리킨다.

중인두암은 바이러스감염성 두경부암으로는 2번째로 많으며 이외에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에 의한 상인두암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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