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보행과 독립적 활동을 위해 훈련된 개를 말한다. 뇌전증환자도 개의 도움을 받으면 발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보건정책대학 연구팀은 뇌전증 보조견으로 뇌전증환자의 발작 빈도가 줄고 발생하지 않는 날도 늘어났다는 연구결과를 신경학분야 국제학술지(Neurology)에 발표했다.

과거 15년간 여러 뇌전증치료제가 개발됐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성 뇌전증 환자가 여전하다. 뇌전증 수술은 효과적이지만 적응 대상이 한정되고, 신경활동 조절법 역시 발작에서 완전히 해방시키지 못한다.

뇌전증의 최대 과제는 갑작스런 발작이다. 따라서 발작의 감지와 보호자에 경고하는 착용형 기기도 개발되고 있지만, 모든 임상 증상을 감지할 수는 없다.

뇌전증 보조견(seizure dog 또는 seizure response dog)은 뇌전증을 비롯한 발작성 질환자의 동반자로서 발작 발생 시 경고나 구조 요청하도록 훈련된 개다. 실제로 환자의 삶의 질(QOL)이 개선됐다는 증례 보고도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일반적인 뇌전증 치료를 받고있지만 일단위~주단위로 발작이 발생하는 성인환자를 대상으로 2019년에 시작된 에피소드(EPIlepsy SuppOrt Dog Evaluation) 시험에서 나왔다. 

최종 대상자는 25명(남성 14명, 여성 11명)이고, 평균 약 34세, 뇌전증을 앓은 기간은 평균 23년, 뇌전증 종류(발작형)는 뇌의 한 부분에서 발생하는 초점기시 발작 16명, 뇌 전체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전반기시 발작 7명, 기시를 알 수 없는 발작 2명이었다. 기시(起始)란 발작이 시작되는 부위를 의미한다.

환자는 독거 2명, 부모와 함께 사는 환자 12명, 배우자 및 자녀와 동거가 11명이었다. 8명은 시험시작 전부터 개를 기르고 있었다.

총 시험기간 36개월 중 첫 3개월 간은 대상자 모두 뇌전증 보조견 없이 추적하는 기간으로 정하고, 이후 3개월 단위로 보조견 도입 시기를 무작위 배정했다. 

추적 기간(중앙치)은 통상 치료가 19개월, 개입(뇌전증 보조견 도입) 기간이 12개월이었다. 25명 중 5명은 개입 전에 탈락했다.

28일 동안 평균 발작 횟수(환자의 발작기록을 근거로 월 1회 조사)는 통상 치료기간이 115±164회인데 비해 개입 기간에는 73±131회로 줄어들었다. 7명은 추적 기간 종료시 발작 횟수가 50% 이상 줄어들었다.

분석 결과, 개입 기간 중 28일마다 발작하는 빈도는 3.1% 감소했고, 발작이 없는 날도 늘었다. 뇌전증 발작 중증도 지표인 NHS3점수는 개선되지 않았지만 건강관련 QOL은 개선됐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 샘플이 작고 맹검화가 불가능한 점, 그리고 발작기록을 환자가 직접 보고한 데이터에 근거하는 등은 한계점"이라면서도 "뇌전증 발작 빈도와 발작없는 날, 발작중증도에 미치는 보조견의 영향을 과학적으로 검증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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