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간염의 검진율과 치료율이 낮은 이유는 병의 심각성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간학회가 제17회 간의 날을 맞아 한국인 간 질환에 대한 인식과 예방접종 및 검진 실태, 알코올 관련 간질환 영향력 인식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전국 20~59세 성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 따르면 C형간염의 검진율이 매우 낮았다. B형 및 C형간염의 인지도는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질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았다.

간암 및 간경변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음주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흡연, B형간염, 비만, C형 간염 순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간경변증 환자의 70~80%는 B형간염 바이러스, 10~15%는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0~15%는 알코올의 과다섭취와 그 외 여러 질환이 원인으로 음주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낮다.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B형 간염이다. C형 간염은 한 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간염으로 진행하며 이 가운데 약 30~40%가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한다.

간염 유형별 차이를 안다는 응답률도 14%에 불과했다. 나머지 86%는 간염 질환의 명칭은 알지만 어떤 질환인지는 정확히 모르는 것이다.

간염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이 오해가 있었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주로 수혈 및 주사기 사용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거나 모체로부터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대다수는 음식 및 식기 공유를 주요 전파 경로라고 응답했다.

B형 간염은 주로 수직감염, 성접촉, 문신, 침, 부황, 피어싱 등을 통해 감염된 혈액의 노출돼 감염된다. C형 간염은 정맥주사 약물 남용, 성접촉,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환자와 같이 사용하거나 비위생적인 문신, 피어싱, 침술 등의 시술이 주요 감염경로다.

응답자 가운데 144명(7%)은 B형 감염자였지만 치료받는다는 응답은 97명(67%) 뿐이었다. 치료받지 않는다는 나머지 47명 가운데 치료대상이 아닌 응답자를 제외하고는 '별 이유없다', '증상이 없다' 등 자가 판단에 의해 방치하는 경우도 24%에 달했다.

간염 검사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1,260명(63%)이지만 이 가운데 C형 간염 검사 경험자는 245명(12%)에 불과했다.

C형 간염환자는 31명(2%)이었으며, 이 가운데 11명은 '심각성을 몰라서', '별다른 이유없이' 치료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거나 소량씩 자주 마시면 간에 무리가 없다는 인식은 각각 7%, 22%로, 2013년 조사 결과(각각 22%, 34%) 보다 낮아져 알코올의 간 질환 영향에 대한 인식은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이러한 인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질환에 영향을 주는 음주량의 기준은 남녀 모두 엄격해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러한 인식은 예방을 위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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