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법이 발전하면서 환자의 예후도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내분비요법과 화학요법 관련 부작용이 암치료의 새로운 해결 과제로 주목되고 있다.

최근들어 전립선암과 유방암 치료 후 인지기능 저하에 관한 연구가 잇달아 보고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병원 케빈 니아드(Kevin T. Nead) 교수는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전립선암에 대한 내분비요법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교수는 스탠포드대학과 마운트사이나이병원의 전립선암 환자 약 1만 7천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대상자의 14%는 안드로겐차단요법(ADT)를 2.7년(중앙치)간 받았다.

분석 결과, 비ADT군에 비해 ADT군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아울러 ADT 치료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사실도 함께 나타났다.

ADT로 안드로겐(주로 테스토스테론)을 낮추면 발기부전,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질환, 우울증 등의 부작용이 뒤따른다고 알려져 있다.

니아드 교수에 따르면 최근에는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예컨대 같은 나이라도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남성은 없는 경우에 비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쥐와 인간을 대상으로 검토한 연구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저하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을 더 많이 축적시킬 가능성도 보고됐다.

니아드 교수는 "이번 검토만으로는 ADT를 받은 환자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원래 높은 고령자에서 전립선암 환자가 많은 만큼 위험이 적어도 영향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립선암에 비해 젊을 때 더 많이 발생하는 유방암 역시 화학요법 이후 지속적 인지기능 저하로 삶의 질(QOL)이 나빠지는 '케모 브레인(chemo brain)'를 해명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미국 텍사스대학 MD앤더슨암센터 쉘리 케슬러(Shelli R. Kesler) 교수는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분석에서 치료법 마다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JAMA Oncology에 발표했다.

2008~2014년 스탠포드대학병원에서 치료받은지 2년이 지난 초발 유방암 생존자 62명(평균 54.7세)를 대상으로 인지기능검사와 안정시 기능적 MRI 뇌영상을 평가했다.

안트라사이클린계 항암제 투여군(20명)과 다른 항암제 투여군(19명) 및 비화학요법군(23명) 등 3개군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그 결과, 안트라사이클린 투여군의 뇌기능은 다른 2개군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안트라사이클린 투여군 및 다른 항암제 투여군에서는 비화학요법군에 비해 인지기능부전, 정신심리적 스트레스가 유의하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악화 정도는 비슷했다.

케슬러 교수는 "안트라사이클린계 항암제 치료는 다른 화학요법이나 비화학요법에 비해 지적영역 및 뇌기능 네트워크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떤 치료법이든 화학요법은 비특이적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교수는 덧붙였다.

한편 미국 인디애나의대 켈리 누델먼(Kelly NH. Nudelman) 관련논평에서 "화학요법이 인지기능을 떨어트리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치료법에 따라 뇌기능이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연구는 드물었다"면서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유전자에 따른 차이 등 좀더 정밀한 맞춤요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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