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정성일 대변인이 결국 사퇴했다. 정 대변인의 사퇴는 지난 22일 유태욱 정책이사가 사퇴하면서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 의협 비대위는 지난 5일 정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사진 맨 오른쪽이 정성일 대변인)
그는 28일 사퇴의 변을 통해 현 의협 집행부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투쟁을 하겠다고 앞에서 나선 사람들을 이렇게 홀대하다가 결국 내다버릴 생각이면 누구를 비대위원으로 내세워 투쟁 자체를 할 생각을 말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의 말은 집행부로부터의 섭섭함까지 이어졌다. "비대위라고 만들어 놓고 방이나 책상도 지급하지 않고 전담 직원 파견도 보내주지 않고 중간에 회의 비용도 끊기고 공문 전달도 차일피일 미루고 적절한 성명서도 집행부에서 그 내용을 갖고 말이 들어온다."

그에 따르면 비대위의 홍보 업무에도 의협 집행부는 소극적이었다. "시급한 성명서인데도 의협 홍보부로 넘기면 언론사 배포에 2-3 일이 걸리고 비대위 사무총장은 홍보업체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고 비대위원들이 임명장도 심지어 명함도 없이 활동했다." 정 대변인은 이를 입에 담기에도 부끄러운 의사협회의 수준의 코메디라고 까지 표현했다.

정 대변인은 또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임무를 어느정도 완수할 것처럼 보이자 비대위원 전체를 비대위원 전체가 회원들의 돈으로 호의호식을 하고 회계처리가 투명하지 못했다 집행부와 상의가 되지 않았다는 등의 진실게임 공방으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 집행부에 대해서도 "이런 치졸한 사태에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하지 마시고 의료계 지도자로서의 최소한의 책임감이나 양심을 가지고 이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현재 밀림에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는 비대위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신다면 앞으로 의료계가 그 어떤 난관에 부딪혔을 때 누군가 앞장 서서 투쟁을 하거나 희생하는 회원들이 나타나기를 바라지 마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의협회장 선거를 앞둔 모든 억측과 계산은 의료계의 대의를 위해 잊으시고 의료계가 처한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지도자들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오각성해야 할 것을 요구했다.

정 대변인은 전국의사총연합 사무총장을 포함해 모든 직분을 내려놓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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