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유두(젖꼭지)를 통해 유관으로 강력한 항암제를 투여하면 조기 유방암에 상당한 치료 효과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에 이어 사람에서도 확인됐다.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된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각한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조기 유방암에 대한 이른바 유관내 치료의 본격적인 임상시험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PLD를 유두에 직접 주입

인간 대상 실험을 주도한 존스홉킨스대학 종양학 베레드 스턴스(Vered Stearns) 교수는 "이번 결과는 유전 조직을 직접 치료함으로써 고농도의 항암제를 병변 부위에 투여해 유선 이외의 조직에 대한 부작용은 억제할 수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실험을 주도한 존스홉킨스대학 킴멜암센터 사라스와티 스쿠마(Saraswati Sukumar) 교수는 "이는 기초와 임상에서 얻어진 매우 중요한 지견"이라고 평가했다.

스쿠마 교수는 10년 전부터 유관내 치료를 연구해 왔다. 유방암 대부분이 유관의 내피세포에서 발생하는 만큼 조기치료 또는 예방치료는 정맥 투여가 아니라 유두에 직접 투여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포인트다.

2006년 이미 교수는 쥐의 조기 유관암을 독소루비신으로 유관내에서 치료하는데 성공했다(Cancer Research 2006; 66: 638-645).

스턴스 교수는 이번에 스쿠마 교수의 기술 안전성과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유방암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소규모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대상자 모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유방절제술이 예정된 환자였다.

유두에 삽입한 가느다란 카테터에 우선 포도당액을 주입하고 이어 스쿠마 교수가 실험에서 사용한 페그화 리포솜독소루비신(PLD)를 유관에 투여하는데 성공했다.

또 유관에 PLD를 1회 투여시 나타나는 부작용은 경미한 유두통증이나 유방 비대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험에서는 유관내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검토되지 않았다.

5-FU 유관내 치료가 가장 효과적

유관내 PLD를 주입한 12명과 표준 정맥투여로 PLD를 치료받은 3명을 비교한 결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유관내 투여군에서는 유방내 약물농도는 혈중농도 보다 훨씬 높다. 반면 정맥주사군에서는 약물의 혈중농도는 높지만 유방에서는 매우 낮았다.

한편 스쿠마 교수의 쥐 실험에서는 표준적인 4종류의 항암제[플루오로우라실(5-FU), 카르포플라틴, 메토트렉세이트, 파클리탁셀]의 유관내 투여와 PLD의 효과가 비교 검토됐다.

그 결과, 정맥투여에 비해 모두 효과적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5-FU의 예방효과가 가장 컸다.

5-FU를 유관내 투여한 14마리 쥐 가운데 10마리에서 유방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등 놀라운 종양축소효과가 나타났다. 교수는 "예방과 치료 모두 5-FU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전성 유방암 고위험자에는 예방효과도

이번 실험에서 얻은 가장 주목할만한 지견은 쥐가 가진 12개의 유선 가운데 4개만 치료해도 치료하지 않은 유관에 강력한 예방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스쿠마 교수는 "유관에 투여된 고농도 5-FU는 면역응답을 일으키기 때문에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유관의 종양 형성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쿠마 교수에 따르면 유두와 연결돼 있지 않은 유관이 있는 만큼 유관내 치료로도 약물을 직접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상당한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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