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한국인의 심방세동에 대한 최적의 약물치료 시기가 밝혀졌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김태훈 교수팀은 영국 버밍햄대학 그레고리 립(Gregory Y.H. Lip) 교수와 공동으로 국민건강보험 데이터에서 항응고제 치료경험이 없는 심방세동환자 5천 8백여명(20세 이상)을 대상으로 뇌경색 발생 위험도를 조사해 Stroke에 발표했다.

교수팀은 연간 뇌경색 발생 위험도를 조사하고 아울러 동반질환과 나이, 성별 등 연간 뇌경색 위험요인을 국제적 공인지표로 0~10점 범위로 위험을 평가했다.

그 결과, 고령일수록 뇌경색 위험도가 높아졌다. 특히 65세부터는 연간 위험도가 2.11%, 75세 이상부터는 이보다 높은 3.11%로 나타났다.

일과성 뇌졸중(TIA)의 연간 위험도는 2.58%였으며 신장투석을 받는 경우에는 2.03%로 높았다. 이밖에 고혈압과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가진 경우에도 뇌경색 위험도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뇌경색 발생률에 성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서구의 조사연구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응고제 치료 최적 시기에 대해서도 서구와는 다르게 분석됐다. 국제적인 권고에 따르면 심방세동환자의 항응고제 투여 최적기는 뇌경색 위험도 1~2% 이상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국내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뇌경색 위험평가 2점부터 위험도가 2.35%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1점부터 항응고제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항응고제는 최적의 양을 사용하는게 관건이다. 적게 쓰면 혈전 발생률이 높아지고, 반대로 너무 많이 쓰면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어 '양날의 칼'로 알려져 있다.

정보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인구 고령화로 증가가 예상되는 국내 심방세동환자의 뇌경색 발생을 낮추기 위한 항응고치료 표준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효율적인 심방세동 치료를 통해 사회경제적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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