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의 심장(왼쪽)과 비후성심근병증환자 심장[그림제공 서울대병원]
정상인의 심장(왼쪽)과 비후성심근병증환자 심장[그림제공 서울대병원]

심장 수축기능이 정상이라도 좌심실 박출률이 낮으면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황인창·고려대 구로병원 최유정 교수 공동연구팀은 심장 수축 기능이 정상이지만 좌심실 박출률이 60% 미만이면 심부전 입원과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각각 2.4배, 2.6배 증가한다고 영국의학저널 심장학(BMJ HEART)에 발표했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근육이 유전적으로 두꺼워지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급성 심장사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진단과 치료기술이 발달로 급사는 예방할 수 있게 됐지만 뇌졸중·심부전 등 심혈관계 합병증을 겪는 사례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비후성 심근증환자의 경과를 평가하는 지표로는 수축력을 보여주는 좌심실 박출률이 있다. 좌심실에 들어온 혈류량 대비 대동맥으로 빠져나간 혈류량의 비율이다. 미국심장협회에 따르면 좌심실 박출률 50% 미만인 비후성 심근증환자는 급성 심장사 위험이 높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비후성 심근증환자 1,858명. 이들의 좌심실 박출률에 따라 보존형(60% 이상, 1,399명), 저-정상형(50~60%, 415명), 감소형(50% 미만, 44명)으로 나누고 약 4.1년간 관찰했다.

급성심장사 및 유사사건을 비교한 결과, 감소형은 보존형에 비해 2.5배 높았다. 저-정상형은 보존형에는 유의하게 높지 않았다.

심부전 관련 위험과 심혈관 사망, 전체 사망도 저-정상형이 보존형에 비해 2.4~2.6배 증가했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좌심실 박출률이 정상 수준이지만 낮은 편에 속하는 '50% 이상 60% 미만' 비후성 심근증 환자는 심혈관 합병증 발생에 주의해야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유정 교수는 "감소형 좌심실 수축력을 가진 환자뿐만 아니라 저-정상형 좌심실 수축력을 가진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들에 대한 집중적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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