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비후성 심근증환자의 급사 위험은 위험인자가 2개 이상일 때 부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후성 심근증은 좌심실 벽이 두꺼지는 심장질환이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 및 삼성서울병원 이상철 교수·세브란스병원 이현정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내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급사 예측인자를 분석해 미국심장학회지(JACC:Asia)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심근증 환자의 급사 예측에는 미국진료지침을 이용해 왔다. 2020년 발표된 이 지침에는 급사 위험인자 7개 중 1개 이상이면 고위험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급사 예방을 위해 이식형 제세동시 삽인을 권고하고 있다.  

이분 분석 대상 국내 비후성 심근증환자는 1,416명. 이들에게 미국 지침을 적용하자 44%가 위험인자를 1개 이상 갖고 있는 고위험군으로 제세동기 삽입 대상이었다. 

하지만 5.5년 추적관찰하는 동안 급사 발생률은 3.3%에 불과해 미국 지침에 따를 경우 불필요한 제세동기 삽입술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제세동기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좀더 정확한 고위험군 예측이 요구된다.

연구팀이 국내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세부분석에서는 위험인자가 2개 이상 부터, 그리고 심근수축 기능 지표인 심근변형이 비후성 심근증의 급사 예측인자로 확인됐다.

심근증환자 대상자에 기타 변수를 조정하자 심근변형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그렇지 않은 환자 보다 급사 위험이 최대 4배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위험인자 1개 이상인 환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위험인자 2개 이상과 심근변형은 급사 위험을 높이는 단독요인은 아니었지만 좌심실박출률 50% 미만에서는 개별적으로도 급사 위험을 약 9배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후성 심근증 환자 가운데 급사 고위험군을 정확히 감별하려면 위험인자 개수와 함께 심근변형 저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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