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인자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뇌경색와 동일
대뇌혈관동맥경화증 특히 많아 뇌경색 위험 4배
[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망막동맥이 막힌다고 해서 눈중풍이라고도 불리는 망막동맥폐쇄. 이로 인해 시력이 상실되면 1개월 내 뇌경색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망막은 동맥을 통해 시(視)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시각적 기능을 유지하는데 여기가 막히면 세포가 파괴돼 급격한 시력저하를 초래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한문구, 우세준 교수팀은 망막혈관폐쇄의 병인과 그에 따른 뇌경색 및 혈관질환의 발생을 추적 조사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는 2003년 9월부터 2013년 6월 사이에 급성 망막동맥폐쇄로 분당서울대병원 내원환자 가운데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및 자기공명혈관조영(MRA) 등의 영상검사와 혈관검사를 받은 151명.
이들에 대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뇌경색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87명(58%)이 고혈압, 35명(23%)이 당뇨병, 35명(23%)이 고지혈증을 앓고 있었다. 즉 망막동맥폐쇄환자와 뇌경색환자는 동일한 위험인자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또한 망막동맥이 막히기 전에 16명(약 11%)의 환자에서 뇌졸중과 일시적 허혈발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막힌지 1년 이내에 약 10%의 환자에서 뇌경색 발생했다. 뇌경색의 57%는 망막동맥이 막힌지 1개월 이내에 발생했다.
특히 외국의 연구와는 달리 망막동맥폐쇅 환자 중에는 대뇌혈관동맥경화증을 가진 경우 40%로 많았으며, 이들 환자에서 후속 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망막동맥폐쇄가 발생한 눈과 같은 쪽에서 뇌경색 발생 위험이 높고 대뇌혈관동맥경화증환자에서 후속 혈관질환 발생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문구 교수는 "한쪽 눈의 시력이 갑자기 상실되면 망막동맥폐쇄 여부를 진단하고 원인을 조사해 조기 치료하는게 뇌경색 발생 위험을 줄이는데 중요하다"면서 "의사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특히 갑작스러운 시력소실이 발생한 환자의 망막혈관폐쇄에 대한 인식을 보다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대단위의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