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에서 자주 나타나는 빈혈은 질병률 및 사망률을 높인다고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빈혈이 있는 고령자는 없는 경우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1.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영 교수가 미국 고령자를 전향적으로 관찰한 Health ABC 시험 데이터를 이용해 빈혈 유무에 따른 노년의 치매 발병 위험을 검토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Neurology에 발표했다.

이 위험은 치매 위험인자인 아포리포단백(APO)E4 아렐과 시험시작 당시 인지기능 등과는 무관했다.

평균 76세, 2,500명 이상 11년 이상 추적

65세 이상 미국 고령자의 빈혈 발병률은 9.2~23.9%. 홍 교수에 따르면 최근 연구에서 빈혈이 급속한 인지기능저하 및 치매 위험과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Health ABC 시험 데이터 가운데 99~2000년 채혈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2,552명(평균 76.1세).

Health ABC는 미국에서 70~79세 고령자를 대상으로 1997년에 등록을 시작해 2007년까지 추적한 관찰한 시험이다.

연구팀은 11년 이상 추적해 시험시작 당시 빈혈 유무와 치매 발병 위험의 관련성을 검토했다.

시험시작 당시 393명에서 빈혈이 발생했으며(빈혈군), 나머지 2,159명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대조군).

빈혈군은 비교적 고령, 흑인 및 남성이 더 많았으며 APOE4 아렐을 가졌거나 인지능력 검사도구인 3MSE(Modified Mini-Mental State Examination)점수가 낮은게 특징이었다.

한편 인지기능과 치매에 대해서는 몇년에 한번씩 실시된 3MSE 점수 외에 치매치료제 처방 데이터와 진료카드를 이용해 치매 발병을 판단했다.

병존질환과 EPO 등으로 조정해도 위험

2,552명을 11년 이상 추적한 결과, 455명(17.8%)이 치매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빈혈군이 393명 중 89명(22.7%), 대조군이 2,159명 중 366명(17.0%)이었다.

콕스비례해저드회귀모델로 대조군에 대한 빈혈군의 치매발병 위험비를 구해본 결과, 미조정 위험비는 1.64였다.

즉 시험시작 당시 빈혈을 갖고 있는 고령자는 없는 경우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1.6배 높아진 것이다.

또 빈혈과 치매 발병 위험의 관련성은 APOE4 아렐과 3MSE 점수로 조정한 경우 위험비는 1.47이고,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등 병존질환, 적혈구조혈자극인자제제(EPO), C반응성단백(CRP) 등으로 조정해도 1.49로 나타나 유의차는 없었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빈혈과 노년의 치매 발병 위험은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내리고 "빈혈을 치매 발병 위험인자로 간주해 발병 기전의 해명과 인지기능 개입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