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지는 못하는 반면, 당뇨병 환자의 위장관 출혈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분석 결과는 당뇨병 환자에 대한 아스피린 처방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출혈에 따른 위험도 있다는 논란에 중요한 영향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한 저용량 아스피린 사용의 연령 기준과 동반질환 등 위험요인에 대한 권고수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건의료연구원, 국내 통계로 분석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주제공모연구로 지난 2009년 7월1일부터 2012년 3월31일까지 수행돼 이달 초 발표된 ‘당뇨병환자에서 심혈관계질환 발생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사용양상 분석(연구책임자 박병주·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에 따르면 아스피린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질환 위험에 따라 아스피린 처방이 권고되고 있다. 하지만 심혈관계질환 예방 효과와 출혈 위험으로 인한 위험-이득 평가에 있어 논란이 제기돼, 지난 2010년 권고수준이 강화됐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논란속에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에서 아스피린 사용에 따른 심혈관계질환 발생의 관련성 수준을 밝히고자 수행됐다.

연구는 후향적 코호트연구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급여비용청구자료가 이용됐다. 2006년 1월 1일부터 2007년 12월 31일까지 동일한 명세서에 당뇨병으로 진단받고, 경구용 혈당강하제 또는 인슐린을 처방받은 당뇨병 환자 가운데 이전 1년 동안 당뇨병 진단과 약물처방이 없었던 환자를 당뇨병 발생 환자로 정의해 분석이 이뤄졌다. 당뇨병 발생 환자를 일일처방용량 200mg 미만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처방받은 경우 저용량 아스피린 사용군, 처방받지 않은 경우 비사용군으로 구분했다.

◇아스피린, 당뇨환자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못 낮춰

이 연구는 지난 2006년부터 2007년 사이 당뇨병이 발생한 환자에서 아스피린 사용에 따른 심혈관계질환 예방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성향점수로 짝지은 두 군을 비교한 결과 아스피린 사용이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지 못하고 오히려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차 결과변수를 관상동맥질환으로 하거나, 허혈성뇌졸중으로 했을 경우에도 아스피린 사용군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특히 기여위험도 산출 결과 당뇨병 환자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에 노출되지 않을 경우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의 17.5%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반면 아스피린의 약물유해반응으로 위장관출혈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결과 당뇨병 환자에서 아스피린 사용이 위장관출혈 발생위험을 더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아스피린의 적응증인 심근경색과 허혈성뇌졸중, 일과성허혈발작의 심혈관계 혈전성 질환으로 결과변수를 한정한 경우, 코호트에서 성향점수로 짝지은 두군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아스피린 사용군에서 심혈관게 혈전성 질환 발생 위험이 여전히 높았다.

◇장기간 추적관찰 자료 확보, 저용량 아스피린 사용 권고수준 재검토 필요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여러 임상시험에서 당뇨병 환자에서 아스피린 사용이 심혈관계질환 1차예방 효과를 보이지 못했으며, 이번 연구결과에서도 저용량 아스피린 사용이 심혈관계질환 발생을 낮추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아스피린 사용에 따른 출혈 위험이 관찰됐다.

따라서 연구팀은 연령군별로 아스피린 사용에 따른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을 보았을 때 아스피린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 40세에서 65세 미만의 연령군에서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위장관출혈 위험 또한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권고하고 있는 남자 50세, 여자 60세 이상 연령기준을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따.

또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의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아스피린이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질환 발생을 낮추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고혈압과 이상지혈증 등 심혈관계질환 위험 요인이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아스피린 처방을 권고할 것인지도 재검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장기간 추적관찰 자료 확보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 확보하지 못한 교란변수 정보를 고려한 후속연구 수행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와 후속연구 결과에 따라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한 저용량 아스피린 사용의 연령기준과 동반질환 위험요인에 대한 권고수준 재검토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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