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수용체작용제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티드)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2세 이상 소아청소년에도 적응증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성인과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만큼 이번 적응증 추가에 대해 반기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용희 교수는 10월 28일 열린 노보노디스크 미디어세션에서 "청소년기 비만 환자의 약 80%가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진다"며 "청소년 비만은 단순 체중 문제가 아닌, 고혈압·당뇨병·지방간 등 대사질환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 과체중·비만율은 남학생 43.0%, 여학생 24.6%로 중국·일본·대만 동아시아 4개국 중 가장 높고, 중·고등학생 비만율은 2015년 7.5%에서 2024년 12.5%로 지난 10년간 약 1.7배 증가했다.

홍 교수는 또한 "생활습관 교정이 기본이지만, 체중이 계속 증가하거나 동반질환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며 "이번 위고비의 청소년 적응증 확대는 안전하고 과학적 근거가 있는 치료 옵션의 필요성을 충족시킨다"고 평가했다.

함께 연자로 나선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은구 교수는 비만 소아청소년 관련 임상시험 STEP TEENS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 대상자는 과체중~비만이면서 체중 관련 질환을 가진 12~18세 청소년 201명. 이들을 세마글루티드 2.4mg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나누고 약 16개월간 생활습관 치료(식이요법 및 신체활동에 대한 전문상담)를 질량지수(BMI)를 비교한 결과, 세마글루티드군은 평균 16.1%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0.6% 증가했다. 

체중 감량이 5% 이상인 비율은 세마글루티드군에서 크게 높았다(72.5% 대 17.7%). 15% 이상 감량 비율도 큰 차이를 보였다(53.4% 대 4.8%).

감량 외에도 세마글루티드군에서는 허리둘레, 혈압, 당화혈색소, 지질 등 주요 심장대사 위험 인자를 개선하고, 삶의 질 평가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약물 이상반응은 위장장애(오심, 구토, 설사)가 가장 많았으며 발생률은 각각 62%와 42%였다. 하지만 발생 빈도와 유형 및 중증도는 성인에서 관찰된 결과와 유사했으며, 새로운 약물이상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성장지표나 사춘기 발달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세마글루티드는 체중감량뿐 아니라 혈압, 당화혈색소, 지질 등 심대사 위험인자와 삶의 질까지 개선시켰다"며 "성장·사춘기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청소년 비만 치료의 안전하고 유효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세마글루티드는 체중 감량 및 체중 유지를 포함한 체중 관리를 위해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요법으로 승인됐다. 

소아청소년 적응증은 BMI가 성인의 30kg/m²에 해당하고 체중이 60kg 이상인 경우다. 또한 주 1회 2.4 mg 또는 최대 내약 용량으로 12주간(3개월간) 피하 투여한 후 BMI가 최소 5% 이상 감소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중단하고 재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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