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이 아토피피부염 환아의 장내미생물 구성과 증상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정민영 교수,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김혜미 교수, UNIST 산업공학과 임치현 교수 연구팀은 미취학 아동의 식이 형태에 따른 장내미생물 구성과 아토피피부염 증상의 연관성을 분석해 알레르기분야 국제학술지(Pediatric Allergy and Immunology)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는 3~6세 75명(아토피피부염 환아 24명, 건강아동 51명). 이들을 식품섭취빈도조사(FFQ) 결과에 따라 한식 위주 식단군과 간식 중심 식단군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그 결과, 간식 중심 식단군이 한식군 보다 수면을 방해하는 가려움 점수가 2배 높았고(3.5점 대 1.75점), 삶의 질(CDLQI) 역시 3배 낮았다(7.25 대 2.34). 피부 질환으로 잠을 설친다는 응답 비율도 간식형 식단군에서 훨씬 높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장-피부 축(gut-skin axis)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간식형 식단 아동의 장에서는 Dorea, Anaerostipes 등의 미생물이 증가했다. 이 균들은 가려움이 심하고 삶의 질이 낮은 아동에서 더 많이 발견됐다.
반면 한식 위주의 아동, 특히 아토피가 없는 경우에는 유익균인 Oscillibacter가 풍부했다. 흥미롭게도 이 균은 김치 섭취량이 많을수록 증가했으며, 이 균이 많을수록 아토피 가려움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밖에 비타민C 섭취량이 적을수록 아토피피부염 중증도 지표(EASI, SCORAD)가 높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정민영 교수는 "아토피 환아에게 전문의 상담 없이 계란이나 우유를 무작정 제한하기보다는 성장 단계에 맞춘 균형 잡힌 식단과 비타민 C를 포함한 영양 관리가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아토피피부염의 맞춤형 식이 전략을 수립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