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이 별 이유없이 좁아지고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나면서 서서히 막히는 모야모야병. 치료 후에는 약 30~50%에서 과관류증후군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정확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조원상·김정은 교수와 고려대 뇌공학과 김동주 교수 공동연구팀이 과관류증후군에는 뇌 자동조절 기능 이상이 관련한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모야모야병의 표준치료법은 뇌혈류를 우회시키는 뇌혈관문합술이지만 수술받은 성인환자 10명 중 3~5명은 과관류증후군을 경험한다. 뇌혈류량이 갑자기 변화해 일시적으로 두통·경련·신경학적 이상소견이 발생하는 과관류증후군은 심하면 뇌내출혈이 발생해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연구팀은 과관류증후군의 발생 메커니즘과 예측 인자를 규명하기 위해 모야모야병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 동맥혈압과 뇌혈류 속도를 정밀 측정했다.
이 측정치로 뇌 자동조절 기능을 평가하는 VM_OI 지수(발살바 과반응 지수)를 개발해 환자를 전향적으로 평가한 결과, 과관류증후군 발생 환자의 VM_OI 지수는 발생하지 않은 환자보다 수술 전(12.345 대 19.757)과 수술 후(15.819 대 20.656)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과관류증후군 발생 환자에서 혈압 변화에 대한 뇌혈류 속도의 반응성이 낮아져 뇌 자동조절 기능이 유의하게 저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분석에서는 과관류증후군 발생 환자의 VM_OI 지수가 수술 후 시간이 지나면서 높아지고 뇌 자동조절 기능이 점차 정상화돼, 과관류증후군은 일시적이고 회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연구팀은 후속 연구에서 수술 전 측두엽·전두엽 혈관반응성 감소, 수술 전 신경학적 장애 동반, 우성반구 수술이 과관류증후군의 예측 지표라고 미국핵의학회지(Clinical Nuclear Medicine)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조원상 교수는 "모야모야병 수술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환자 경과를 개선할 수 있는 임상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성인 모야모야병 치료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