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치매 초기 증상은 기억력 저하이지만 다른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향후 질환 진행 속도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뇌건강센터 연구팀은 치매 초기에 글을 쓰거나 문제해결, 공간 및 거리 파악능력 저하 보다 기억력 저하를 보인 사람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느리다고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와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사망 후 병리해부소견 상 알츠하이머형치매로 진단된 증례 1,187명, 레비소체형치매로 진단된 331명, 양쪽 혼합형치매 904명 등 총 2,422명이다.

대상자의 나이와, 성, 학력, 시험초기 이후 중증도(CDR-SB), 유전요인을 조정하자 초기증상 별로 CDR-SB점수의 상승 속도가 달랐다.

기억력 저하 보다 CDR-SB점수의 상승 속도가 빠른 초기증상은 치매 유형을 불문하고 모두 언어기능 저하였다. 알츠하이머형 및 혼합형 치매에서는 수행기능 저하, 그리고 혼합형치매에서 시공간인지기능 저하였다.

연구팀은 초기증상과 질환 경과의 관련성에 대해 "초기증상이 생활에 미치는 영향 정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즉 기억력이 떨어져도 얼마간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지만 언어기능이나 수행기능, 시공간인지기능이 낮아지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돼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쉽다는 것이다.

초기증상에 따른 진행 속도 차이는 치매 치료제 임상시험의 결과에도 영향을 줬을 가능이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향후 실시되는 임상시험에서는 초기증상이 기억력저하인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가 비교군과 위약군으로 균등하게 배분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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