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에도 남녀유별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은 위암 판정 및 수술 환자의 남녀 별 병태생리학적 특성과 예후를 비교 분석해 '세계소화기학저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발견이 어려운 '미만형' 비율이 높고, 3기 이상 부터 예후가 나쁘며, 심뇌혈관 합병증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다.
최근 세계적으로 정밀의학이 중요시되는 가운데 남녀 별 질환의 발생 원리와 양상, 예후가 달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성차(性差)의학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 다수 분야에서는 성차 연구가 활발한 반면 위암 분야에서는 적은 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이번 연구 분석 대상자는 암 판정 및 수술 환자 2,983명. 이들의 진료데이터로 남녀 별 위암의 병태생리학적 특성과 예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여성에서는 예후가 나쁜 미만형(넓게 퍼지는 형)과 위 체부암이 유의하게 많고, 남성에서는 장형(덩어리 형태)과 전정부암이 유난히 많았다. 전체 위암 환자수는 남성이 2배 많지만 미만형 비율은 여성에서 2배였다.
40세 미만에서는 남녀 모두 미만형이 장형보다 높았고, 여성에서는 약 90%를 차지했다. 하지만 남성에서는 미만형 비율이 빠르게 줄어 50세 이후부터는 장형이 다수를 차지한 반면 여성은 60세를 넘어서야 장형이 더 많아졌다.
이밖에도 이번 연구에서는 3기 이상 진행 위암부터 남녀 생존율에 차이가 나기 시작해 여성 예후가 나빠지며, 사망원인 합병증도 남성은 타 장기의 암이나 호흡기질환인데 비해 여성에서는 심뇌혈관질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나영 교수는 "연구를 통해 위암의 위치나 조직형 사이의 관계, 예후는 물론 수술 치료 후 합병증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남녀 및 연령에 따른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후속 연구로 남녀 차이 원인을 밝힌다면 향후 임상 현장에서 성별 신체특성을 고려한 정밀 의료 구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