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자폐스펙트럼장애까지 유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폐스펙트럼장애란 자폐증 및 해당 질환의 진단 기준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전체 또는 일부 특징이 비슷한 여러 증후군을 모은 개념이다. 다양한 색을 가진 무지개 처럼 증상과 중증도가 광범위해 스펙트럼이라는 용어가 붙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박종훈) 김진수 박사팀은 쥐에 미세플라스틱을 먹인 후 발생하는 행동과 뇌조직, 장내미세균총 등 10여가지 실험으로 자폐증과의 관련성을 분석해 국제 환경 저널 '인바이런먼트 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발표했다.

박사팀이 사용한 미세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고체 플라스틱 조각으로 작은 알갱이가 피부 표면에 닿아 각질제거와 세정효과를 내는 폴리에틸렌 미세플라스틱. 실험 쥐의 태아기, 수유기, 청소년기에 2주간, 장년기에 12주간 섭취시키고 그렇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전 연령대에서 사회성 감소와 강박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이 나타났다. 사회성 감소는 대조군 대비 50%나 낮았다. 태아기에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경우 태어난지 4주 후 자폐스펙트럼 장애 증상이 나타났다. 

청소년기 뇌조직 분석에는 둥근 미세플라스틱이 파편 형태로 침착됐으며, 자기공명분광법(MRS)을 이용한 뇌의 해마체와 전두엽 피질 분석에서는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양한 대사물질의 교란이 확인됐다. 

뇌 유전자 분석과 장내미세균총 분석에서도 자폐스펙트럼 장애 환자와 동일한 유전자 및 박테리아 변화가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본연구(폴리스틸렌의 위암표적치료 저항성 마우스 모델 평가) 및 일반사업(뇌질환극복 방사선의학선도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미세플라스틱 폴리에틸렌의 실험쥐 뇌조직 내 검출 실험과 실험 개요도(왼쪽).
전자현미경(SEM)으로 섭취 전·후 미세플라스틱 폴리에틸렌 관찰[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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