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뇌(왼쪽)과 정상압 수두증의 MRI 영상(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정상 뇌(왼쪽)과 정상압 수두증의 MRI 영상(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뇌척수액의 과다로 발생하는 수두증. 뇌압 상승으로 보행장애와 배뇨장애, 기억저하 등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다만 뇌척수액 압력이 정상인 정상압 수두증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최근 동반 사례가 국내에서 보고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는 뇌척수액 제거 후 보행장애가 크게 개선된 정상압 수두증환자에서 파킨슨병이 확인됐다고 미국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에 발표했다.

이 환자는 렘(REM)수면행동장애(수면 상태에서 꿈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증상)와 서동증(행동 느림)이 두드러졌다. 도파민 운반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에서는 파킨슨병이 확인됐다.

박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은 70세 이상 노인 100명 중 두 명에서 볼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며 "수술치료로 증상이 개선되고 노년기 기억저하와 함께 보행 및 배뇨장애를 보이면 정상압 수두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상압 수두증을 앓아도 렘수면행동장애가 있거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진다면 파킨슨병이 동반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상압 수두증은 과다 축적된 뇌척수액을 제거해주면 뇌 조직의 압박이 줄어들어 증상이 호전되는데, 이를 위해 먼저 요추 사이 공간에 주사 바늘을 찔러 뇌척수액을 빼내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뇌척수액은 우리 뇌 안에서 계속 만들어지는 만큼 이러한 효과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따라서 시술 후 증상이 호전되면 뇌척수액을 복강으로 빼주는 션트 수술로 정상압 수두증을 치료한다. 파킨슨병과 달리 약물요법으로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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