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의 1교시 수업을 8시 반 이후에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소아청소년과학회(AAP)는 25일  "청소년의 수면부족은 건강 뿐만 아니라 학업성적에도 영향을 준다"면서 "중·고등학교의 등교시간을 8시 반 이후로 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학회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미국 고교생 약 90%는 수면부족

잠이 부족한 청소년은 비만과 우울증 등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이 나빠진다. 뿐만 아니라 안전성(운전미숙으로 인한 교통사고 등)이나 학업성적, 삶의 질(QOL)에도 영향을 준다.

그러나 미국수면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6~8학년(중학교 2학년에 해당)의 56%, 고등학생의 87%는 평일 권장 수면시간(8.5~9.5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 부족의 원인은 사춘기의 생물학적 변화와 숙제 등의 과제, 과외활동, 방과 후 아르바이트, IT기기 사용 등이다.

생물학적 변화의 경우 수면과 각성의 사이클이 사춘기 시작 무렵에는 소아기 중기 보다 최대 2시간 늦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야간 멜라토닌 분비가 지연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1교시 수업만 늦춰도 다양한 혜택

미국공립고등학교의 43%는 1교시 수업이 8시 이전으로 빠른 편이다. 8시 반 이후에 시작하는 곳은 약 15% 불과하다. 중학교 역시 평균 8시이며, 7시 45분에 시작하는 곳도 약 20%에 이른다.

한편 너무 빠른 1교시 수업은 수면부족과 일상생활 리듬에 혼란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다수의 보고가 나와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1교시 수업이 30분 늦은 고등학교에 비해 빠른 고등학교에서 수면시간 단축, 졸음, 집중곤란, 문제행동, 장기결석하는 학생이 증가했다.

중3이나 고1에서 1교시를 65분 빠르게 한 연구에서는 수면장애에서나 나타나는 졸음이 관찰됐다.

1교시 수업시간을 늦추면 만성불면증에 효과적이며 수면시간도 늘려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오히려 밤에 더 늦게 자는 이유가 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미네소타주 고교생 1만 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교시를 7시 15분에서 8시 40분으로 늦춰도 취침시간은 동일해 수면시간을 늘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주간 졸음의 개선과 우울증 감소, 졸음운전 감소 등 다양한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학업 성적 향상에서는 일치된 결과는 없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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