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이 인지기능저하와 치매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생리 경로가 밝혀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고려대의대 신철 교수, 하버드의대 로버트 토마스(Robert Thomas) 교수 공동연구팀은 뇌 속 노폐물 배출을 담당하는 ‘아교림프계(glymphatic system)’의 기능 저하가 OSA의 원인이라고 호흡기중환자 분야 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KoGES)에 참여한 성인 1,110명. 이들을 평균 4.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OSA환자는 MRI 기반 아교림프계 활성 지표(DTI-ALPS 점수)가 낮았고, 시각 기억력 점수도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이 단순히 산소 부족이나 수면 질 저하 때문이 아니라 아교림프계 기능 저하를 거친 간접적 경로로 인지저하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면무호흡이 심할수록 뇌세척 기능 저하와 기억력 감소가 뚜렷했으며, 양압기 치료나 생활습관 개선으로 수면무호흡이 호전된 환자에서는 해당 기능과 기억력이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 환자의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양압기 치료 등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면무호흡이 뇌의 노폐물 배출 기능 저하를 통해 인지기능저하로 이어지는 경로를 장기간 추적해 확인한 첫 연구"라며 "잘 자는 것이 곧 뇌 건강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