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AD) 치료제 도나네맙이 단계적으로 용량을 늘려 투여하는 방식으로 MRI(자기공명영상) 이상 소견인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발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 

일본국립순환기병연구센터 연구팀은지난 18일 미디어세미나를 통해 "유전요인인 APOEε4가 있어도 도나네맙을 단계적으로 투여하면 ARIA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해외 3b상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인 TRAILBLAZER-ALZ 6에서 나왔다. 기존 방식은 첫 투여부터 700mg을 주사하고 이후 1,400mg을 4주 간격으로 정맥 투여하는 방식이었지만, 새로운 방식은 350mg으로 시작해 2회차 700mg, 3회차 1,050mg, 4회차 이후 1,400mg으로 투여량을 점차 늘려가는  방법이다.

이 결과에 근거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달 25일 도나네맙의 투여 방법과 용량을 변경하는 내용을 공식 승인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76주 째 분석 결과, ARIA-E(뇌부종·삼출액) 발현률은 기존 700mg 시작군 23.2%에서 단계적 증량군 15.1%로 크게 낮아졌다. 

중등도 ARIA는 14.0%에서 9.4%로, 중증 ARIA는 1.9%에서 0%로 감소했다. 특히 ARIA 위험이 높은 APOEε4 동형접합 보유자에서도 발현률이 57.1%에서 23.8%로 감소했다.

효과 면에서는 2가지 투여 방식 모두 아밀로이드β(Aβ) 플라크 제거율에 차이가 없었다. 76주 시점 뇌 내 Aβ 축적량은 기존군이 84.78에서 12.05 센티로이드, 단계적 증량군이 84.33에서 12.47 센티로이드로 비슷한 수준의 감소를 보였다.

함께 참석한 도쿄도 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팀도 "항Aβ 항체 치료제는 조기 투여할수록 효과가 크다"며 "Mini-Mental State Examination(MMSE) 등에서 정상으로 나타나더라도 뇌 속에 Aβ가 많이 쌓인 경도인지장애(MCI) 환자가 적지 않다. 일반 내과의들은 의심될 경우 지체 없이 신경과 전문의에게 의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RIA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80% 이상에서 나타나는 뇌 아밀로이드 혈관병증(CAA)과 연관이 있으며, 항Aβ 항체제 투여 시 위험이 증가한다. 

대다수는 무증상이지만 두통, 혼돈, 시야 장애, 어지럼, 구역 등의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투약 중단 후 수주~수개월 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도나네맙은 뇌 속 불용성 Aβ 플라크에 존재하는 N3pG Aβ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미세아교세포(미크로그리아)의 식작용을 촉진, 플라크 제거를 돕는 인간화 단일클론 항체다. 

3상 임상시험 TRAILBLAZER-ALZ 2에서는 76주 째 전체 환자의 76.4%가 아밀로이드 PET 음성(24.1 센티로이드 미만)을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용법·용량 변경으로 도나네맙이 ARIA 위험을 낮추면서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조기 진단과 전문의 연계가 향후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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