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셀루메티닙이 신경섬유종증 성인환자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이범희, 소아신경외과 나영신,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혜리, 영상의학과 윤희망 교수팀은 셀루메티닙으로 총상신경섬유종 크기를 대폭 감소시켰다고 신경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Neuro-Oncology)에 발표했다.

희귀 유전질환인 신경섬유종증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에 이상을 보이는 신경피부 증후군이다. 가장 많은 유형은 신경섬유종증 1형으로 인구 3,000명 당 1명꼴로 나타난다. 국내에는 1만여 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경섬유종 1형 환자의 절반에서 나타나는 총상신경섬유종은 신경을 따라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불규칙적이고 딱딱하지 않은 특성을 갖고 있다.

주로 얼굴 피부나 척추 신경 근처에 발생해 외모 손상과 주변 장기 압박, 통증 등을 유발한다. 일부는 악성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총상신경섬유종을 가진 신경섬유종증 1형 환자 89명. 이 가운데 59명은 19세 미만이었다.

이들에게 셀루메티닙을 투여하고 104주 후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88명(98.9%)에서 총상신경섬유종 크기가 평균 40.8%가 감소했다. 

81명(91%)에서는 종양 크기가 20% 이상 감소하는 '부분 반응'이 나타났으며, 1명에서는 치료 반응이 없었다.

이밖에도 셀루메티닙은 지각 추론 능력, 지능 지수, 그리고 환아의 언어 이해 능력을 크게 개선시켰다. 또한 카페오레(커피색) 반점 농도는 30% 이상 옅어졌고, 성장 속도는 평균 연 5.8cm에서 8.2cm 정도로 상승했다.

이범희 교수는 "현재 셀루메티닙 보험급여는 총상신경섬유종 환아에만 적용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성인 환자에도 치료 효과 및 안정성이 입증된 만큼 급여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셀루메티닙은 2020년 미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해 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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