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의 극심한 피로와 함께 직무에 대한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번아웃증후군.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기준에 등재한 주요 임상증후군이기도 하다.

직무 스트레스에 만성 노출 시 발생할 수 있으며 나아가 자살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번아웃과 자살 위험성의 관련성 연구 대상자는 주로 보건의료 종사자였으며, 다른 직종에서는 규명되지 않았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조성준 교수 연구팀은 번아웃과 자살 사고의 관련성을 다양한 직종에서 분석해 공중보건분야 국제학술지(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대상은 제조, 금융, 서비스, 유통, 건설, 공공 행정 등 다양한 직종에 근무하는 근로자 1만 3천여명.

조사 결과, 신체·정서적 탈진이 있는 근로자의 자살 사고 위험은 우울증이 있으면 36%, 없으면 77% 증가했다. 우울증이 없을 때 번아웃으로 인한 자살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자기 직무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거나 직장 내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은 경우에도 자살 사고 위험이 더 높아졌다. 

오대종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다양한 직업군에서 번아웃, 우울증 그리고 자살 사고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최초의 대규모 단면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가 소진된 직장인들의 경우, 우울증 여부와 상관없이 자살 위험성 증가 여부를 잘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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