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연구팀이 장시간 근로시 수면부족으로 인한 비만, 노동생산성 저하가 발생한다는 연구를 발표한 가운데 이번에는 장시간 근로자에서 우울과 자살충동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교신저자)와 고대 심리학부 최은수 교수(제1저자)는 국민건강영양조사(2014, 2016, 2018년)로 주당 근로시간과 우울증상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국제기분장애학회(ISAD) 공식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발표했다.

대상자는 19세 이상의 근로자 (자영업자 및 무급 가족 근로자 포함) 7,082명.  근무시간 별로 우울증과 자살충동 위험을 비교했다. 평가는 근로자들의 사회경제적 특성, 근로조건, 건강관련 특성과 한국판 PHQ-9를 이용했다.

그 결과, 주 40시간 근로자 대비 53~68시간 근로자의 우울증상 위험은 1.69배 높았다. 주 69시간 이상이면 2.05배, 자살충동의 위험은 1.93배 높았다. 

반면 주 35시간 근로자는 자살충동의 위험이 0.55배 적어 근로시간과 우울증상, 자살충동은 밀접하게 관련했다.

이는 여성과 저소득근로자에서는 더 뚜렷했다. 여성의 경우 주 35~40시간 근로자에 비해 주 53시간 이상 근로자에서 우울증상의 위험이 1.69배 높은 반면, 남성에서는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저소득 근로자에서는 우울증상 위험을 2.18배 증가시키는 데 반해, 고소득 근로자에서는 1.61배 증가시키는데 그쳤다. 자살충동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여성에서 우울증상이 더 높은 이유에 대해 여성의 가사와 양육 분담률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고소득층은 소득수준 자체가 장시간 근로에 따른 스트레스를 완충했을 가능성, 그리고 가사도우미 사용 등으로 스트레스가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한 교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자리 잡게 된 상황이나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노동인구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장시간 근로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장시간 근로는 직장 내 스트레스로부터 재충전할 시간을 감소시켜 번아웃 증후군을 일으킬 수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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