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서 발생하는 염증장질환인 크론병.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질환이다.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검사와 대변검사, 내시경, 영상검사 등이 이용되지만 재발이나 완화 등을 실시간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크론병을 지속 평가하는 비접촉식장치 에메랄드(emerald)의 유용성이 입증됐다. 에메랄드는 주변의 미세신호를 수신, 분석해 환자의 수면상태, 호흡수, 걷는속도 등 바이탈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비접촉형장치다.

특수 장치를 신체에 부착할 필요가 없고 기존 검사장치와 검출 능력이 동일한데다 수면 상태를 각성, 렘수면, 얕거나 깊은 논렘(non rem)수면 등 4단계로 검출할 수 있다.

수면시 눈동자의 눈움직임 유무에 따라 렘(rapid eye movement, REM)와 논렘수면으로 나뉜다. 렘수면시 뇌활동은 각성시 만큼 활발한 반면 깊고 조용히 자는 논렘수면의 경우 뇌활동과 신체움직임이 적다.

지난달 열린 미국소화기병주간(DDW 2023)에서 하버드의대 연구팀은 일상생활의 수면, 호흡, 보행 등 바이탈 데이터를 와이파이 등 무선으로 수신, 분석해 임상데이터와 조합하면 크론병 재발을 조기 예측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에메랄드에 수신된 일상생활의 디지털바이오마커(수면, 호흡, 걷는속도)와 환자자기평가결과(PRO) 변화의 관련성을 검토했다. 또한 디지털바이오마커와 기존 임상데이터를 합쳐 크론병 재발 예측가능성을 검증했다.

대상자는 크론병 관해기 44명, 활동기 35명, 건강인 26명. 이들의 디지털 바이오마커와 PRO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관해기에 비해 활동기에는 걷는 속도가 유의하게 느리고, 호흡수가 증가했다. 

수면상태는 관해기에 비해 활동기에서 렘수면 시간이 짧고, 각성 및 논렘수면 시간이 길었다.

디지털바이오마커와 기존 임상데이터를 기계학습시킨 결과, 칼프로텍틴을 이용한 기존 대변 검사에 비해 에메랄드의 진단 능력이 높았다. 

또한 다수의 대상자에서 임상데이터 보다는 디지털데이터를 이용하면 크론병 재발 가능성을 20일 더 빨리 검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무선장치의 설치만으로도 크론병 증상을 지속 관찰할 수 있고, 재발 예측도 신속,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내렸다. 

한편 이번 연구는 단일기관 연구인 만큼 합병증을 가진 환자는 제외한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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