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B형 간염이 간암은 물론 위암과 폐암, 대장암 등 간외암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정훈 교수팀(서울시보라매병원 이동현 교수·정성원 임상강사)은 만성 B형간염이 있으면 비감염자보다 간외암 발생 위험이 높고,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위험도는 비감염자와 비슷해진다고 국제학술지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발표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률이 높은 B형간염은 간에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켜 간경화 및 간암 위험을 높인다. 만성 B형간염 환자 10명 중 1명은 10년 이내 간암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 대상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 B형간염환자 9만여명과 일반인 68만여명 등 77만여명. 이들을 만성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복용군과 만성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미복용, 비감염자 등 3개군으로 나누고 4년간 간외암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만성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복용군 대비 비복용군에서 22% 높았다. 비감염자에 비하면 위암, 폐암, 갑상선암, 신장암, 비호지킨 림프종, 췌장암, 담낭암 위험이 높았다.

하지만 만성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복용군은 비감염자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항바이러스제가 간외암 발생 억제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비용-효과의 측면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이익을 더욱 크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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