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체내 물질이 발견돼 탈모치료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팀은 단백질의 일종인 아디포넥틴(adiponectin)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모발 성장을 촉진하고 탈모 증상 억제 효과를 보이는 펩타이드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유럽분자생물학회분자의학(EMBO Molecular Medicine)에 발표했다.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체내 단백질인 아디포넥틴은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비만과 당뇨병, 동맥경화 등의 예방 효과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아디포넥틴이 부족하면 남성형 탈모증의 중증도와 관련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해 아디포넥틴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펩타이드를 개발해 APN5로 명명했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사람 모낭에 APN5 펩타이드를 처리하자 모낭 성장이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물실험에서도 확인됐다. 실험용 쥐에 APN5 펩타이드 0.007%를 바르자 발모제인 미녹시딜 3%와 비슷한 모발 성장 촉진 효과를 보였다.

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APN5 펩타이드를 활용하면 체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인 아디포넥틴에 의한 신호전달을 자극해 탈모증을 치료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디포넥틴 감소와 관련하는 피부질환인 건선과, 주사(딸기코), 민감성 피부 치료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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