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의 일종인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 축적되면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부 박은영 박사는 환자-코호트 연구를 통해 폐암 환자의 혈청 샘플의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농도와 폐암의 관련성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국제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발표했다.

최근 해외에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노출되면 전립선암, 유방암, 간암, 비호지킨 림프종,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의 발생을 높인다는 보고가 나왔다.

하지만 이들 연구 대부분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노출이 왕성한 1970년대에 수집된 혈청 샘플을 사용해 최근의 환경적 노출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박사팀은 국립암센터 지역사회 코호트를 기반으로 2000년 이후에 수집된 암 진단 전 혈청 샘플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노출과 폐암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대상자는 폐암환자 118명과 대조군 252명. 이들의 혈청에서 19개 유기염소계 농약과 32개 폴리염화바이페닐 (PCB)의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상당수의 잔류성 유기오염물질과 폐암이 관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기염소계 농약인 클로르단(chlordane) 체내 대사체인 트랜스노나클로르(trans-nonachlor)의 혈청 농도가 2.72배 높아질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2.2배 상승했다.

절연체에서 사용되는 PCBs는 혈청 농도는 2.72배 증가할 때마다 폐암 위험이 1.4배~3.3배 높아졌다. 뿐만아니라 저농도 노출 역시 위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은영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로 사용 금지된 지 20~30년이 지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 여전히 생체에 잔류해 검출되며 저농도 노출이라도 폐암 발생위험 등 인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노출 저감을 위한 공중보건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기관고유연구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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