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및 패혈증 쇼크에 대한 3차 개정이 발표됐다. 미국집중의료학회와 유럽집중의료학회는 '패혈증 및 패혈증성쇼크 국제컨센서스 정의 제3판(Sepsis-3)'을 공동으로 JAMA에 발표했다.

이번 개정에 따르면 장기장애가 동반되는 중증패혈증을 패혈증으로 정의내렸다. 즉 장기장애가 동반되지 않는 병태는 패혈증이 아니며, 따라서 중증패혈증이라는 단어 역시 사라지게 됐다.

정의 뿐만 아니라 임상기준도 개선됐으며 표준치료법이 없는 현상황을 감안해 패혈증 및 패혈증성쇼크 진단에 유용한 알고리듬도 제시됐다.

지나친 염증반응 중시에서 탈피

지금까지의 정의(Sepsis-2)에서 패혈증은 ​'감염증 때문에 발생하는 전신성 염증반응증후군(SIRS)"이었다.

SIRS의 요건으로는 ①체온 38℃ 이상이거나 36℃ 미만 ②심박수 분당 90회 이상 ③호흡 수 분당 20회 이상이거나 PaCO2 32mmHg 미만 ④말초혈액 백혈구수 12,000/mm3 이상 또는 4,000/mm3 미만 이거나 미숙형 백혈구> 10% - 가운데 2개 항목 이상에 해당되어야 했다.

Sepsis-2는 지난 1991년 미국와 유럽 학회 합동컨퍼런스에서 기존 Sepsis-1을 2001년에 개정한 것이지만 패혈증 및 패혈증성 쇼크의 기본 개념은 Sepsis-1과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병태생물학, 질병관리, 역학의 각 영역에서 재평가가 요구돼 왔다.

양측 학회는 2014년에 전문가 1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새로운 패혈증의 정의 및 임상기준 제정 작업에 착수해 31개의 국제전문학회의 심사를 받아 이번에 공개했다.

Sepsis-2의 한계점으로는 ①염증반응의 지나친 중시, 그리고 최근 밝혀진 염증 이외 기전의 미반영 ②장기손상이 없는 병태와 중증 패혈증·패혈증쇼크의 관련성에 대한 오해 ③기존 SIRS 기준의 특이도 및 민감도 저하- 등 이다.

Sepsis-3에서는 이를 감안해 일반 병동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정의 및 임상진단 기준이 모색됐다.

quick SOFA로 신속한 진단·개입

Sepsis-3에서는 패혈증 정의를 '감염증에 대한 통제 불능의 숙주반응으로 인해 생명을 위협받는 장기손상'으로 내렸다.

장기장애는 '감염 후 Sequential [Sepsis-related] Organ Failure Assessment(SOFA)점수- 2점 이상의 급격한 변화'다.

장기손상 기왕력이 없는 환자는 SOFA기준 0점으로 간주한다. 2점이면 감염 의심자의 전체 사망위험은 약 10% 높아진다. 비록 장기부전 증후가 경미해도 예후불량 위험을 감안해 신속하고 적절하게 개입해야 한다.

Sepsis-3에서는 중환자실(ICU) 이외 지역에서도 패혈증을 간단히 진단할 수있는 도구 quickSOFA (qSOFA)도 제시하고 있다.

qSOFA은 ①정신상태의 변화 ②수축기혈압 100mmHg 미만 ③호흡수 분당 22회 이상 -등의 항목으로 구성됐으며 감염증 의심환자이면서 이들 2개 항목 이상에 해당되면 패혈증으로 진단한다.

이 도구는 검증 시험에서 중환자실 이외의 환자에서도 SOFA에 버금가는 진단 정확도를 보여 신속한 진단의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패혈증성 쇼크 기준을 명료하게

한편 패혈증성 쇼크는 순환·세포·신진대사에 심각한 이상이 나타나고 사망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로 정의됐다.

패혈증성 쇼크의 진단기준은 충분한 수액 투여해도 불구하고 평균 동맥압(MAP) 65mmHg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순환작용제가 필요한 경우,  그리고 혈청젓산 2mmol/L(18mg/dL) 이상인 경우다. 이 진단기준에 해당할 경우 병원내 사망률은 40%를 넘는다.

Sepsis-3의 대표저자인 런던대학, 블룸스버리 중환자의학연구소 메빈 싱어(Mervyn Singer) 교수는 "이번 정의 및 임상 진단기준의 개선으로 패혈증환자 및 패혈증위험군의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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