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D+ 혈액형에서 RhD- 형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김형범’ 교수와 김영훈 연구원은 유전자 가위(TALEN)를 이용해 RhD+ 형의 적혈구 전구세포에서 RhD 유전자를 제거해 RhD- 형으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고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기존에도 혈액형 변환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있었지만 효소를 이용해 혈액형 항원을 소실시키는 방식이어서 적혈구가 깨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김 교수팀은 이번에 유전자 가위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아울러 적혈구를 이용한 만큼 전구세포 단계에서 유전자 조작을 하더라도 최종 산물인 적혈구에서는 탈핵이 되어 핵이 없어 유전자 변이의 부작용도 피할 수 있게 됐다.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RhD+ A형 적혈구 전구세포를 대상으로 성공했지만, 모든 RhD+ 혈액형에 대한 RhD- 변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관련 유전자기술을 국내 특허 출원한 상태다.

이번 결과로 희귀혈액형인 RhD-인 사람에게 응급으로 수혈이 필요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세브란스병원 혈액원장인 김현옥(진단검사의학) 교수는 "RhD-O형 혈액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RhD+ O형은 물론, RhD+/RhD-A형, B형, AB형 모든 사람에게 수혈할 수 있는 만능혈액을 만들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혈액형은 크게 RhD+와  RhD-로 나뉘는데 각각 A형, O형, B형,  AB형이 있다. 대한적십자사 2015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RhD+의 A형 34.2%, O형 27.1%, B형 26.9%, AB형은 11.5%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RhD-는 각 혈액형별로 0.1% 이하로 보고돼 있다.

수혈할 때에는 당연히 동일한 혈액형이 되지만 O형은 모든 혈액형에 수혈이 가능하다. RhD혈액형은 RhD+인 경우 같은 형의 RhD+, RhD- 혈액을 모두 수혈받을 수 있다.

하지만 RhD-인 경우 반드시 같은 형의 RhD- 혈액을 수혈받아야 한다. 따라서 RhD- O형 혈액은 누구에게나 수혈할 수 있는 '만능 혈액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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