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흡연자 가운데 53%는 암으로 진단받은 후에도 계속 담배를 피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암 환자 650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흡연량도 하루 14.5개비로 반갑 이상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흡연 암환자의 34.3%는 금연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 의지가 낮은 원인 중 하나는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쁘다며 자포자기한 경우다.

실제로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인지한 환자의 흡연율이 9.1%로, 좋다는 환자(4.2%)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소득수준 하위 25%가 상위 25%보다 약 4배 높아 경제적인 이유도 계속 흡연의 한 원인이었다.

또한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으면 없는 경우보다 흡연 지속률이 5.5배 높게 나타나 가족의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14.5%로 여성(4.2%)보다 3배 이상 높았으며, 암 종별 흡연율은 간암환자가 16.7%로 가장 높았고, 위암 14%, 대장암 13.3%, 요로계암 12.1%였으며 여성암 중에서는 자궁경부암이 5.9%로 가장 높았다.

박현아 교수는 "암 환자의 금연율이 낮은 이유는 암 진단 후 암 치료에 급급해 암 치료와 연계된 금연치료를 실시하지 않고 아직은 금연치료가 의료 급여화 되어 있지 않아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암 진단 초기에 금연을 유도하는 것이 최적의 타이밍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의료진과 보호자 모두 금연 치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정부는 국가 보건 정책의 일환으로 국민 건강 보험으로 금연치료를 급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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