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형 간이식 대기자는 다른 혈액형에 비해 뇌사자 간 배분에 불리하며, 그 원인은 원인은 국내 뇌사자 간 배분 시스템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외과 서경석, 이광웅, 이남준 교수)은 2008년 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국내 뇌사자 간이식 1,301 건을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 별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Transplantation Proceeding에 발표했다.

교수팀에 따르면 국내 뇌사자 간분비 시스템 기준은 CTP (Child-Turcotte-Pugh : 말기 간질환자의 질병 중증도 표지)점수.

1, 2A, 2B, 3, 7등급으로 구분하며 1, 2A 등급은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일주일 이내에 사망이 예상되는 위급한 상태를 말한다. 2B, 3, 7등급은 그 보다는 덜 위급한 상태다.

1, 2A등급 중에서 뇌사자와 같은 혈액형 대기자에게는 10점이, 이식 가능한 다른 혈액형 대기자에게는 5점이 부여된다.

그리고 기타 중중도 점수와 합산한 총점이 높은 순서대로 배분된다. 그런 다음 2B 등급 대기자로 넘어가 동일한 방식으로 제공된다.

문제는 이러한 배분방식이 혈액형 마다 달라진다는 점이다. A형 뇌사자 간은 1, 2A 등급의 A형과 AB형 가운데 총점이 높은 순으로 배분된 다음, 2B 등급의 A형, AB형 가운데 총점이 높은 순으로 배분된다.

B형 뇌사자 간 역시 B형과 AB형에게, AB형 뇌사자 간은 AB형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배분된다.

반면 O형 뇌사자 간은 1, 2A 등급의 O형, A형, B형, AB형 중 총점이 높은 순으로 배분된 다음 2B 등급에 동일한 방식으로 배분된다. 그런만큼 O형 뇌사자 간이 다른 혈액형에게 배분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로 O형 뇌사자 간이 다른 혈액형에게 이식되는 비율은 1, 2A 등급의 경우 44.4%, 2B 등급에서는 30.7%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2B 등급에서  다른 혈액형에 이식되는 A형 뇌사자 간 3.9%, B형 뇌사자 간 6.2%, AB형 뇌사자 간 0%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교수팀은 "O형 뇌사자 간을 1, 2A 등급 대기자에게는 기존 방식대로 배분하지만 2B 등급에서는 O형 대기자에게만 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웅 교수는 "뇌사 기증자의 간은 한정돼 있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배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며 "혈액형에 따른 뇌사자 간 배분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뇌사 기증자 간 배분 시스템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